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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vs 아침운동, 당뇨·고혈압 환자에겐 이게 더 좋다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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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vs 아침 운동, 뭐가 좋을까

몸에 밴 아침 습관은 활력 있는 하루를 열고 건강을 적립하는 열쇠다. 아침 운동은 단순히 땀 흘리는 것을 넘어 활기를 북돋고,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는 데 좋다. 아침밥은 신진대사라는 엔진에 시동을 걸어 심혈관을 보호하고, 집중력을 높인다. 아침밥과 아침 운동의 조화가 최선이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엔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아침 시간을 각자의 목표와 건강 상태에 맞게 활용하는 전략을 알아본다.

아침밥

중앙일보

학업 징중 필요한 청소년

아침을 거르면 뇌가 제대로 일하지 못한다. 뇌는 음식을 섭취해 만들어진 포도당을 에너지원 삼아 활동한다. 간·근육은 포도당을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해 에너지로 쓴다. 하지만 뇌는 포도당을 저장하는 공간이 없다. 아침밥을 거르면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떨어져 뇌 활동이 둔해진다. 두뇌 활동이 왕성한 학생은 아침밥을 먹어 뇌에 충분한 연료를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절반가량은 아침을 거른다. 결식이 잦을수록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친다. 동국대 일산병원 오상우(가정의학과) 교수와 일산백병원 윤영숙(가정의학과) 교수, 일산병원 문한빛 전문의 연구팀이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학업 성취도를 5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성취도가 가장 낮은 그룹의 결식률은 43%, 가장 높은 그룹은 22%였다.

비만인 직장인

장기적으로 체중 감량과 유지에 도움되는 전략의 하나는 아침밥을 챙겨 먹는 것이다. 아침밥을 거르면 지나친 공복감 때문에 간식을 더 먹거나 다음 끼니에 몰아 먹는다. 아침밥이 안 넘어간다는 사람은 전날 저녁이나 한밤중에 과식해 다음 날 아침밥을 거르는 악순환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같은 칼로리여도 점심·저녁에 몰아서 먹는 것보다 아침에 30%가량을 먹고 나머지를 점심·저녁에 고루 먹는 것이 대사 작용을 원활히 해 체중 조절에 도움된다. 저녁에는 에너지를 쓸 데가 없어 지방으로 쌓이기 쉽지만 오전에는 칼로리를 소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당뇨·고혈압 등 혈관 질환자

혈관 건강이 좋지 않으면 아침 운동보다는 아침밥을 먼저 챙기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에게 공복 상태에서의 운동은 저혈당 위험이 크다. 혈관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침에 운동하면 이미 활발해진 교감신경을 더 자극해 혈관에 부담을 준다. 잠자는 동안 체내 수분량이 감소하고 혈압 수치는 높아져 있는 상태여서다. 심혈관계 질환자이거나 위험도가 높으면 규칙적인 아침 식사를 권한다. 미국심장학회(AHA)는 아침 식사를 꾸준히 하면 대사 작용을 활성화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된다고 발표했다.

Tip

커피·과자·초콜릿은 아침밥을 대신하지 못한다. 이런 음식은 칼로리만 높고 배가 금세 고파져 다른 간식을 찾게 한다. 아침에는 포만감을 주는 달걀·호밀빵·감자·고구마·과일 등에 요구르트·연두부 같은 단백질 식품을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죽을 얼려 뒀다 먹는 것도 방법이다. 뇌·장기는 어느 정도 포만감을 느껴야 ‘이제 일할 때’라고 인지한다.

아침 운동

중앙일보

활력 있는 하루 시작

아침 운동으로 힘을 빼면 금세 지칠 거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오해다. 아침 운동은 하루를 활력 있게 시작하는 도구다. 몸을 깨우는 교감신경계 호르몬(아드레날린·코르티솔 등)이 더 왕성하게 분비될 수 있어서다.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창의력과 관련 깊은 물질인 도파민이 활발히 분비된다. 다양한 교감신경계 호르몬은 체지방 분해에도 관여한다. 별다른 질병이 없고 체중 감량이 목적이면 아침 운동이 지방을 효율적으로 태우는 데 좋다.

류머티즘 관절염과 요통 관리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밤사이 염증 때문에 굳어진 관절을 운동으로 풀어줘야 한다. 수영, 수중 에어로빅 같은 수중 운동이나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좋다. 관절에 충격이 가는 달리기나 조깅, 빨리 걷기는 피해야 한다. 요통이 있는 사람도 아침에 스트레칭과 심호흡으로 근육 긴장을 완화한 뒤 일상생활을 하는 것을 권한다. 마음 이완의 효과도 함께 가져갈 수 있다.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구부리는 스트레칭 동작은 피해야 한다.

혼밥 잦고 우울한 사람

혼밥은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다. 저녁 식사를 혼자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 위험이 1.4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대한가정의학회지, 2021). 다만 저녁을 혼자 먹더라도 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는 사람의 우울증 위험은 가족과 함께 먹는 사람과 차이가 없었다. 빠르게 걷기와 조깅·축구 등 달리는 운동을 하면 엔도르핀·도파민·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많아져 기분을 좋게 하고 우울감을 낮출 수 있다. 저녁에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려우면 아침 시간에라도 유산소 운동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게 좋다.

Tip

강도 높은 근력 운동은 아침보다 오후나 이른 저녁에 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관절과 근육이 적절하게 풀려 있고 체온이 올라가 있어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운동 효과도 좋다. 저녁엔 아침·점심에 섭취한 에너지원을 쓰므로 근육이 잘 만들어진다. 중년 이상이면 운동에 소모한 만큼의 열량을 식사·간식으로 충분히 보충해 줘야 체력·면역력이 축나는 걸 막는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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