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스트레스, 심장병 위험 높여
임의로 철분제만 복용은 주의 필요
비타민C 풍부한 식품 함께 섭취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나이 들면서 생긴 빈혈은 노쇠와 지병 악화의 경고등이다. 영양 결핍과 만성 염증, 신장 기능 저하 탓에 빈혈이 올 수 있다. 숨어 있던 지병이 급속도로 악화했거나 암 같은 중증 질환 때문에 빈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빈혈이 있으면 그동안 받아온 건강검진 결과를 다시 한번 점검하며 놓친 게 없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적극적으로 영양을 관리하며 한 번 더 건강을 챙기는 계기로 삼는 게 좋다.
빈혈은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 내 적혈구 수가 감소해 혈색소(헤모글로빈) 농도가 보통 13g/dL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빈혈 때문에 신체 곳곳에 산소 공급량이 줄면 피부가 창백해지며 몸이 쉽게 붓는다. 심장에 산소가 충분히 가지 못해 가슴이 뛰고 숨이 차며 춥게 느껴지기도 한다.
60대 이상에서 빈혈을 방치하면 질병 대항력을 떨어뜨려 문제다. 60대부터는 각종 감염 질환에 취약해지고, 질병이 청구서처럼 날아오는 시기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질수록 소화력이 떨어져 입맛이 감소하고 적혈구 원료인 철·비타민B12 결핍이 흔하다.
━
신장병·암 발생과 관계 밀접
빈혈이 있으면 스트레스에 예민해지고 신체 저항력이 감소한다. 65세 이상 노인에서 빈혈과 노쇠, 영양소 섭취의 관련성을 연구(대한가정의학회지, 2023)했더니 노쇠할수록 빈혈을 가지고 있을 위험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단백질 섭취량이 부족한 경우에도 빈혈 위험은 1.7배 증가했다. 연구에서는 노쇠 기준을 1년간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가 3㎏ 이상이거나 악력이 남녀 각각 26㎏·18㎏ 미만인 상태로 정의했다.
빈혈에 대처하겠다며 임의로 철분제만 복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숨어 있는 질환 발견이 늦어질 위험이 있다. 빈혈은 신장 기능 저하와 밀접하다. 신장에서는 적혈구 생성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동아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연구(2020)에 따르면 65세 이상 만성 신부전 환자와 암 환자의 빈혈 위험은 각각 2.5배, 2.7배다. 질환이 폐를 침범하거나 발열이 있고 신체 대사 소모가 심하면 빈혈 증세 역시 심할 수 있다.
빈혈은 그 자체로 심장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다.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 혈색소가 낮으면 신체 각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전달하기 위해 심장이 그만큼 더 빨리 뛰어야 한다.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면 빈혈을 방치하는 게 더 위험하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1g/dL씩 감소할수록 심장마비 위험은 20%가량 높아진다.
━
적색육 속 철분 흡수율 높아
빈혈을 예방, 관리하려면 혈액 검사 결과를 잘 챙겨 보는 게 좋다. 본인의 혈색소 수치를 알아두고, 기력 수준과 비교해 보는 것이 도움된다. 정상 범위 혈색소 수치는 남자 13~17g/dL, 여자는 12~16g/dL다.
노인 만성질환자의 약 3분의 1은 빈혈이 있다. 빈혈로 인한 증상이 기력을 더 떨어뜨린다. 피로하고 숨이 차며 활동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기분 또한 처지게 된다. 빈혈 치료를 동반하면 이런 증상들을 완화하는 데 도움된다.
철분이 부족한 철 결핍성 빈혈은 철분 약을 먹으면 1~2개월 이내에 혈색소 농도가 정상 수치로 회복된다. 빈혈의 원인을 바로잡은 후 적어도 4~6개월은 더 복용해야 철분이 몸에 충분히 저장돼 적혈구가 잘 만들어진다.
철 결핍성 빈혈의 재발을 막으려면 영양소 섭취가 중요하다. 철분 섭취가 필요한 빈혈 환자에게 고기는 보약이다. 고기에는 체내 흡수율이 20%로 높은 철분인 ‘헴철(Heme Iron)’이 있다. 헴철이 풍부한 적색육을 먹으면 빈혈 예방에 도움된다. 시금치 같은 채소의 비헴철 흡수율은 5% 내외다. 철분 흡수를 촉진하는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좋다. 비타민C는 고추·피망·브로콜리·키위 등에 풍부하다. 비타민B12와 엽산도 적혈구를 만드는 원료다.
암이나 위궤양 때문에 위절제술을 받은 사람은 수술 후 수년 뒤에 비타민 결핍성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비타민B12를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부족한 비타민을 근육 주사 등으로 공급해 빈혈을 낫게 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