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금통위 돋보기] 기준금리 인하 초읽기?…"연내 2~3회 인하 관측"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월 금통위서 상반기 내 인하 검토 발언 나와

이르면 5월, 늦어도 7월 금리 인하 단행 전망도

부동산·가계 빚 자극 우려에 금통위 고심 깊어질 듯

세계비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본점 전경.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지난해 2월 첫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후 아홉 차례 연속 현 수준(3.50%)에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개최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선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한은의 목표치인 2%를 웃도는 가운데 향후 물가 경로 및 경기 흐름을 좀 더 지켜보자고 판단하며 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금통위 내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의견이 나오는 등 기준금리 인하가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전문가들은 이르면 5월, 늦어도 7월이면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거라고 관측한다. 가장 최근 금리 인하 결정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5월 금통위 때 기준금리를 0.50%로 25bp 내린 게 마지막이다.

◆“3개월 내 인하 여력도 열어놔야” 첫 의견

이달 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한 전망 불확실성, 가계부채 부담, 주요국 통화정책 및 지정학적 리스크 모니터링 필요성 등이 고려됐다. 한은은 “현재의 긴축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물가 경로 및 대내외 여건 모니터링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월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이달 새로 합류한 황건일 금통위원을 포함한 7인 체제에서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기준금리가 1년 넘게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긴축 기조는 점차 완화하는 조짐을 보인다. 지난 1월 금통위가 내놓은 통화정책방향문에선 ‘추가 인상 필요성 판단’이란 문구가 빠졌다.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은 끝났다고 시장은 해석했다.

그러던 게 2월 금통위에선 ‘향후 3개월 이내’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금통위원도 등장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내에서) 향후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내신 금통위원이 한 분 계셨다”면서 “(이 위원은)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서 물가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내수 부진에 대해서도 사전적으로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가 해당 위원의 발언에 대해 “내수나 이런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데이터를 보고서 판단하자는 것”이었다고 부연 설명했지만, 이 위원의 발언은 금통위 내부에서 금리 인하 논의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시장선 연내 2~3회 금리 인하 관측

이미 시장에선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거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이르면 5월, 늦어도 하반기엔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22일 금통위 직후 내놓은 보고서에서 “기존 전망대로 기준금리는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동결된 후 인하 개시는 3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가 개시될 경우 연내 3회 이뤄질 거란 전망도 유지했다. 이렇게 되면 연말 기준금리는 2.75%까지 하락하게 된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7월 금리 인하가 개시될 거라고 봤다. 연말까지 2회 금리 인하가 단행될 거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한은은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견지하면서 상반기까지 긴축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부진한 내수에도 불구하고 수출 개선이 경기 하방 압력을 방어하면서 경기 둔화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좀 더 이른 시점에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거란 의견도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첫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오는 5월로 예상한다”면서 “이후 분기당 1회씩 점진적으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세계비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준 금리가 인하되면…

‘금리 인하=부동산 값 상승’이 공식처럼 불린다.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대출 수요가 늘어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갈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통위가 우려하고 있는 것이 이 부분이다. 섣부른 통화정책 전환이 자칫 가계대출을 늘리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전히 안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은이 지난 14일 발표한 ‘2024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중 은행 가계대출은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전월(3조1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3000억원 커졌다.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은 109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주택거래가 줄었음에도 하락한 대출금리가 주담대 수요를 일부 높였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에 미칠 후과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내릴 시점이 돼서도 부동산 가격이 자극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거시안정정책을 확실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금통위에서도 한 위원은 “향후 정책 기조 전환 시 인플레이션 재발보다는 부동산 가격 급등 등 금융 측면의 부작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