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유럽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이 '클린스만호' 아시안컵 뒤 동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황희찬, 김민재, 이강인, 조규성 모두 침묵한 가운데 이제 손흥민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된다.
토트넘은 오는 3일 오전 0시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현재 5위(14승5무6패·승점 47)에 위치한 토트넘은 팰리스전 승리로 5점 앞선 4위 애스턴 빌라를 추격하고자 한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시즌 13호골에 도전한다. 리그 22경기를 뛰고 12골 6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이번 시즌 팀 내 가장 확실한 득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리그에서 마지막 득점은 지난 1월 1일 본머스전이 마지막이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참가로 3경기에 결장했으나 복귀 후 치른 2경기에서는 골맛을 보지 못했다.
손흥민이 조용하던 사이 경쟁자도 많이 늘었다.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는 더 멀리 달아났고, 재러드 보언(웨스트햄), 도미니크 솔란케(본머스), 올리 왓킨스(빌라), 부카요 사카(아스널) 등이 득점 순위에서 손흥민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최근 4번의 맞대결에서 3골을 넣으며 강한 모습을 보였던 팰리스를 상대로 득점포가 터져야 전반기에 보여줬던 리듬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다. 또한 아시안컵 참가 여파로 다소 떨어졌던 경기력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손흥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전체적인 경기력이 다소 침체된 상황이다.
손흥민과 같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황희찬은 소속팀 울버햄프턴 복귀 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황희찬은 지난 달 29일 브라이턴과의 FA컵 경기에서 왼쪽 햄스트링을 붙잡고 쓰러졌다.
황희찬은 오른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크게 고통스러워했다. 빠르게 의무팀이 달려 들어가 상태를 확인했고 절친 조세 사도 한달음에 달려나와 황희찬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러나 황희찬은 통증을 호소하다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페드루 네투와 교체되어 나갔다. 절뚝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황희찬의 표정은 어두웠다. 햄스트링이 선수 생활 내내 황희찬을 괴롭힌 고질적인 부상 부위였기 때문이다.
개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은 "우리는 황희찬이 최근 훈련에서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전보다 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에게 실망했었다. 황희찬의 체력 수준은 지금 정상이 아닐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경기를 통해 황희찬이 체력 수준을 회복하도록 그를 선발로 투입했지만, 운이 나쁘게도 부상을 당했다"라며 황희찬의 현재 상태가 정상적인 수준이 아니라고 아쉬워했다.
대표팀 수비 기둥 김민재도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 고전하고 있다. 김민재가 팀을 비운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했던 뮌헨은 공교롭게도 김민재가 복귀한 후 공식전 3연패에 빠졌다. 김민재는 이 과정에서 현지 언론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라이프치히전에서 처음으로 김민재를 벤치로 내렸다. 이에 대해 투헬은 "휴식이 필요하다. 아시안컵을 치르고 왔는데 시차를 고려하지 않고 곧바로 실전에 투입됐다. 몇 경기 동안 오버페이스로 달렸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오버페이스로 달렸던 김민재의 경기력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이후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다시 선발로 복귀한 김민재는 풀타임을 뛰었으나 2실점을 헌납했다. 뮌헨은 2-2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고, 독일 언론의 포화를 맞았다.
특히 김민재에게는 엄격한 평가가 내려졌다. 독일 아우크스부르거 알게마이네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마테이스 더리흐트를 대신해 김민재가 센터백으로 나섰지만 뮌헨은 전반 30분 동안 수비적으로 전혀 안전하지 않았다"라면서 "상대에게 놀라울 정도로 넓은 공간을 반복적으로 허용했다"라고 혹평했다.
TZ 또한 "잘못된 순간에 수비라인에서 벗어나 공격적으로 나갔다. 뮌헨의 수비라인을 불필요하게 무너뜨리며 혼란을 야기했다. 중앙 수비수로서 실력이 좋지 않았다"라고 엄청난 혹평을 가하며 평점 4점을 줬다.
대표팀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아예 출전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강인은 2일 열린 모나코 원정에서 후반 40분 카를로스 솔레르를 대신해 교체 투입돼 약 5분 정도만 그라운드를 누볐다. 굴욕에 가까운 출전 시간이었다.
이미 이강인의 시간은 줄어들고 있었다. 아시안컵에서 대회 공식 베스트 11에 선정됐을 정도로 모든 힘을 쏟아부었던 이강인은 복귀 직후 바이러스 감염으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서 명단 제외됐다.
이후 낭트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아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61분만에 벤치로 물러났다.
스타드 렌을 상대로는 중앙 미드필더로 다시 한 번 엔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별다른 영향력을 보이지 않으면서 전반 45분만 소화하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아웃됐다.
부진한 활약에 프랑스 풋메르카토는 "엔리케 감독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시즌 마무리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출전 시간 확보가 목표였던 한국인 미드필더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미드필더로서 기대했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라면서 "기술적 수준에서 너무 떨어졌고, 볼 운반에 있어서 낭비를 보였다. 전반전 내내 몇 차례 피할 수 있었던 공을 잃어버렸고, 여러차례 큰 실망을 안겨주면서 하프타임에 아센시오와 교체됐다"라고 혹평하며 팀 내 최저인 평점 3점을 부여했다.
그리고 모나코전에서는 아예 벤치 자원으로 밀려났다가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두고 투입되면서 입지가 점점 불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안컵에서 최악의 활약을 선보인 조규성도 미트윌란 복귀 후 3경기를 뛰었지만 페널티킥 득점 하나만 올렸다. 매 경기 페널티킥 기회를 얻어 키커로 나섰지만 두 번 실패하고 한 번 성공하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아시안컵 내내 극악의 골 결정력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조규성은 쉽게 폼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장기였던 페널티킥 성공률도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아직까지 여파가 있다는 걸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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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선수는 손흥민이다. 최근 토트넘 구단이 올린 훈련 영상에서 손흥민은 손가락에 감았던 붕대를 푼 모습이었다. 그동안 경기력에 영향이 갔을 부상을 털어내면서 컨디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클린스만호 후유증에서 가장 먼저 탈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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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미트윌란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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