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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로봇이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선생님은 뭐 하세요?’라는 말이다. 처음 이 질문을 접했을 땐 당황스러웠지만, 이제는 꽤 능숙하게 “제가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집도하고 로봇은 짜 놓은 계획대로 무릎을 다듬는데, 로봇이 손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정교합니다”라고 대답한다.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인공관절 수술은 최후의 대안이다. 최근엔 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면서 수술 정확도가 높아졌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서 중요한 과정 중 하나는 수술 전 컴퓨터 시뮬레이션 작업인 모의 수술이다. 의사의 집도 경험과 환자 데이터 분석으로 무릎의 절삭 정도와 교정 각도 등을 여러 번 대입하면서 수술 계획을 완성한다. 로봇은 계획대로 정밀하게 뼈를 깎으면서 수술 정밀도를 높이는 역할이다. 의사의 훌륭한 수술 조력자인 셈이다. 수술 계획서가 없으면 로봇은 사용할 수 없다. 국내 1세대 로봇 인공관절 수술 퍼스트 무버인 필자는 1세대부터 3세대 로봇 인공관절까지 다양한 로봇을 활용해 인공관절을 집도하면서 수술 전문성을 쌓았다.
최근의 로봇 수술은 기존보다 더 정밀하고 덜 침습적으로 발전했다. 2017년 한국을 대표해 인공관절 로봇을 만드는 회사인 로보닥에 초청돼 수술용 로봇을 만드는 공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카데바 실습 등을 지켜보면서 현지 연구원과 대화했을 때도 이런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뼈의 절삭 정확도를 높여 발목·무릎·엉덩이로 이어지는 하체의 중심축을 일직선으로 맞춰주면서 인공관절 수명을 늘려준다.
의료 분야에서 로봇 수술의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 정형외과학회 세미나에서는 미국·유럽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향후 2~3년 내 인공관절 환자의 50%가 로봇을 이용해 수술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로봇으로 당일 수술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것이 수술 후 통증 없이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통합적 재활이다.
온전한 회복을 위해선 수술 후 재활이 중요하다. 필자가 근무하는 사랑플러스병원에서도 3일 내 퇴원 등을 목표로 통합적 치료를 강조한다. 로봇 등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마쳤더라도 재활에 소홀히 하면 무릎이 다시 뻣뻣해질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 대다수는 신체 기관이 전체적으로 약해져 있다. 허리·발목 등 다른 관절 이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정신적 우울감, 자존감도 낮은 편이다. 인공관절 치료 만족도를 높이려면 환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로봇 수술 계획 수립부터 재활 치료, 환자 교육까지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적극적 재활은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무릎 운동성 개선 등 예후에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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