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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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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 대진? 마법 잃었나? 유럽 강자 모두 포진 UCL 8강 [U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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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 대진일까? 혹은 예측 불가능성이 주는 마법을 잃어버린걸까. 누구나 인정할만한 유럽 최강팀이 포진한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조합이 탄생했다.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13일(현지시간) <챔피언스리그 유럽 최고의 경쟁이 ‘예측불가능성과 마법’을 잃었는가>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강팀들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UEFA 챔피언스리그 의 이번 8강 대진을 분석했다. 역대 시즌 깜짝 등장했던 다크호스나 신흥강호의 등장이 점점 줄어지는 모습에 막대한 축구자본의 영향력을 연결하는 글이었다.

해당 매체는 “AI를 사용해 2023-24시즌 챔피언스리그 후반부 토너먼트에 진출할 팀을 예측했다면 이번 시즌 8강에서 그 팀을 뽑았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마지막 8개 팀은 UEFA 계수를 기준으로 상위 9개 팀 가운데 7개 팀으로 구성된다. 그 가운데선 프리미어 리그 선두인 아스날만이 예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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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4 UCL 8강 진출 팀이 모두 가려졌다. 역대 최강 대진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너무나 쉽게 예상 가능한 팀만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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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계수는 각 클럽이 최근 5시즌 유럽 대항전에서 거둔 성적을 바탕으로 포인트를 배분하고 합산해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의 일종의 랭킹이다. 최근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했고 무려 14년만에 UCL 8강에 오른 아스널을 제외한 나머지 7개 팀 모두 최근 유럽대항전에서 꾸준히 성적을 냈던 팀이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FC 바르셀로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맨체스터시티-아스널(이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바이에른 뮌헨-도르트문트(이하 독일 분데스리가), 파리생제르맹(프랑스 리그1)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유럽 5대 리그 가운데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는 지난 시즌 준우승팀 인터 밀란이 탈락하면서 유일하게 8강에 리그 소속팀을 진출시키지 못했다.

특히 해당 8개 팀은 축구 통계매체인 옵타가 선정한 파워랭킹 TOP10 안에 모두 속해 있는 강팀이기에 2023-24시즌 UCL 8강 대진에 대해 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들 8강이 맞붙을 8강 대진은 추첨을 통해 15일 결정된다.

다만, 이런 상황이 자본에 의해 수년간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카이스포츠는 “조별 예선에서는 UEFA 계수 기준 상위 15개 팀 중 12개 팀이 녹아웃 단계(16강)에 진출했다”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세비야, 벤피카만이 탈락한 예외였고 레알 소시에다드는 포트 4에 진출한 유일한 팀이었다. 지난 5년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거대한 부자와 단순 부자 사이의 격차가 커져 충격을 주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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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EFA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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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빅클럽들이 해외 자본을 비롯한 초거대 자본을 등에 엎고 계속해서 강팀의 면모를 강화시켜가는 상황에서 유럽대항전에 진출할 정도 규모의 유수의 구단들과의 격차까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스페인 축구 전문가 길렘 발라그 역시 BBC의 유로리그 프로그램에서 이같은 점을 지적했다.

“2019년 아약스가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토트넘 핫스퍼가 도르트문트를 꺾고, AS 로마가 FC 포르투에게 졌던 2019년을 되돌아보라”면서 2019년만 UCL만 해도 3가지 큰 충격이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스카이스포츠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상위 20개 클럽 중 13개가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했고 10개가 16강에 진출했다’고 짚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부유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AC 밀란(13위), 뉴캐슬 유나이티드(17위)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이같은 경향은 계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유럽 최고 수준의 빅클럽들은 계속된 부의 증가를 통해 타 구단 최고 유망주를 빠르게 데려오면서 구단의 전력을 계속 강화시켜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발라그는 “최고의 인재들이 (과거보다) 더 적은 수의 클럽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주로 그 클럽들은 잉글랜드에 있고, PSG,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등이다. 이제 구단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핵심 선수를 잃게 되면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팀이 많이 있다”며 자본이 집중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일부 빅클럽으로 선수들이 쏠리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이탈리아 축구 전문가 미나 루키(Mina Rzouki) 역시 이런 대형 클럽들의 부의 증가로 “챔피언스리그가 이제 너무 예측 가능해졌다”고 꼬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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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9시즌 UCL 돌풍의 주인공이었던 아약스. 아약스는 비록 챔스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유럽 축구에 새로운 충격을 줬다. 사진=ⓒAFPBBNews = News1


1992년 챔피언스리그가 시작된 이후 조별리그는 해당 조의 가장 큰 전력을 가진 팀에게 실수를 회복할 수 있고 패배로 인한 당황스러움을 피할 수 있는 2번째, 3번째 기회를 곧바로 제공하는 동시에 경기를 인위적으로 연장해서 무승부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4~5개의 클럽들이 상위 순위를 독식하면서 더 많은 자본을 가져가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의외의 다크호스가 강팀을 꺾고 동화같은 스토리를 연출하는 즐거움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UEFA도 흥미가 떨어진다는 팬들의 지적에 결국 칼을 빼들었다. 당장 내년 조별리그부터 대폭 변화를 주지만 이것이 어떤 호응을 불러일으킬지는 미지수다.

2024-25시즌부터 유럽챔피언스리그 참가팀이 36개팀으로 종전보다 4개팀이 더 늘어난다. 2개 팀은 유럽 대항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2개 리그에 돌아가는 방식으로 2023-24시즌 UCL 성적에 따라 종합성적과 종합계수를 뽑아 추가 출전권을 얻게 하는 식이다.

다만 36개 팀이 UEFA 계수에 따라 4개의 포트에 속해 이후 리그스테이지 방식으로 8개팀과 8라운드(홈 4경기, 원정 4경기)를 치르게 되는 것이 어떤 새로운 즐거움과 변수를 불러오게 될 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강팀들의 UCL 8강 포진은 분명 축구팬들에게 즐거움을 불러올 요소다. 하지만 빅클럽과 일부 리그 위주로만 재편되는 유럽축구의 질서가 다양성 확보란 측면에선 일말의 아쉬움도 주는 게 사실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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