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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애국소비’ 열풍… 아이폰 24%↓, 화웨이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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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제재에도 심상찮은 ‘화웨이 굴기’

아이폰보다 비싼데도 구매 열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삼성 제치고 1분기 1위 전망

국내 부품업계도 ‘애국소비’ 타격

장기화되는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중국 화웨이의 굴기가 심상치 않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애국 소비’ 바람을 타고 자국 내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을 뺏어온 데 이어 삼성전자가 왕좌를 지켜온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사상 첫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 中 시장서 애플 점유율 뺏는 화웨이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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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1∼2023년 3년간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던 애플의 점유율은 50.4%→48.3%→44.9%로 급감했다. 반면 자국 프리미엄 브랜드인 화웨이는 18.9%→22.2%→30.8%로 약진했다. 2015년 중국 업체들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준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이 1.8%에 그쳤다.

애국 소비를 등에 업고 자국 시장에서 화웨이의 공세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26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주 동안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급락했다. 반면 화웨이는 플래그십 ‘메이트60’ 시리즈 흥행에 힘입어 64% 급등했다. 2018년 미국의 대중(對中) 제재가 시작된 뒤 집중포화를 맞고 수년간 고전하던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화웨이는 기술과 가격 면에서도 기존의 ‘저가폰’ 인식을 넘어 프리미엄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메이트60 시리즈에 자체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첨단 공정을 적용한 5세대(5G) 칩을 탑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메이트60의 가격은 6999위안(약 130만 원)으로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15’(5999위안)보다 비싸다. 중국의 구매력 있는 소비자층이 아이폰에서 화웨이로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 글로벌 폴더블폰서 삼성 제치고 1위 전망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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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그간 삼성전자의 독주 무대였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신작 폴더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공백기를 틈타 올 1분기(1∼3월) 사상 처음으로 화웨이가 분기 기준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채널컨설턴트(DSCC)는 1분기 업체별 폴더블폰 출하량을 삼성전자 68만8000대, 화웨이 158만7000대로 전망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래 화웨이가 처음 1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아너도 폴더블폰 ‘매직V’ 시리즈의 1분기 출하량이 50만1000대로 전망되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아너는 지난해 유럽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갤럭시보다 얇고 가볍다”며 삼성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굴기는 국내 부품업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 정부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패널과 칩셋 등 모바일용 부품에서도 자국산 생태계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에서 1위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업체인 2위 BOE의 격차는 매 분기 좁혀지는 추세다. 옴디아에 따르면 폴더블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올 1분기 BOE(출하량 점유율 55%)가 삼성디스플레이(27%)를 처음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부품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미중 갈등 국면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주춤했지만 절치부심해 다시 저력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며 “중국 시장은 공들인다고 열리는 곳이 아니어서 힘들지만, 결국 장기적으론 중국 고객사들도 품질에 따라 움직일 거라 믿고 계속 문을 두드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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