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88%가 예방수칙 모른다...암 이어 국내 사망 2위 '이 병' [건강한 가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심뇌혈관 질환 가계도 활용법

조부모부터 사촌·조카 자녀까지

50세 전 돌연 심장사 가족 있으면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필수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심뇌혈관 질환은 암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 원인 2위다. 심근경색증·뇌졸중 같은 중증·응급 질환으로 돌연 나타나 치명적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병을 걱정함에도 정작 예방·관리하는 데는 좀 무심하다.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의 ‘심뇌혈관 질환 대국민 조사 결과’(2023)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언젠가 심뇌혈관 질환을 앓을 것’이라고 답했다. 생활 습관 관리 부족과 가족력 때문이라고 답했다. 자신에게 발생할 위험성을 알고 있음에도 88%는 예방 수칙이 뭔지 잘 모른다고 답했다. 당장 보이는 증상이 없어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심뇌혈관 질환에 경각심을 갖고 관리하는 방법의 하나는 질병 가계도다. 가족끼리는 특정 질병에 감수성이 높은 유전 인자와 생활 습관을 공유한다. 취약한 질병이 닮았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심장병·심장마비(돌연 심장사) 예방의 첫 단계로 가족의 관련 질환 병력을 알 것을 권한다.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은 남자 55세 미만, 여자 65세 미만에서 발생한 것으로 본다. 가족력과 내 건강 상태는 질병 경고이자, 예측 인자다. 미처 몰랐던 위험 요인을 발견해 관리하는 계기가 된다.



전조 증상에도 관리 안 해 골든타임 놓쳐



특히 부모·형제·자매 중 50세 전에 돌연 심장사한 가족 구성원이 있으면 본인의 심장병·심장마비·뇌졸중 위험이 더 커진다. 이른 나이의 돌연사는 애초에 고혈압·동맥경화증 등 관련 질환이 있었음에도 이를 자각하지 못했거나 관리 안 한 경우가 많다. 심장병이 숨어 있는 상황에서 과격한 운동과 정신적 스트레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가 뇌관이 된다. 전조 증상이 나타나도 잘 모르고, 병원 가기를 망설이다 골든타임을 놓친다.

심뇌혈관 질환 관리를 위한 가계도에는 최소 부모·자매·형제와 자녀를 포함하고, 가능하면 조부모와 사촌·조카 등도 적어 보면 좋다.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선에서 심뇌혈관 관련 질환과 치료받은 기록·나이, 사망한 가족의 나이와 사망 원인을 적는다. 가족력 가계도는 의료진과 함께 심뇌혈관 질환 발병 위험에 따른 관리 계획을 세우는 데 유용한 자료다. 예기치 못한 심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진 가족력이 있으면 막연히 두려울 수 있으나 원인을 알고 대처하면 된다.

가계도 작성을 통해 심뇌혈관 질환과 관련 있는 유전 질환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유전 질환은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병 자체를 예방할 방법은 없지만 병을 관리하고 응급 상황 대처에 도움된다. 다음 세대에 50% 확률로 유전되므로 진단받은 환자가 있으면 형제·자매의 자녀까지도 관련 검사를 받을 수 있게 알리는 게 좋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의외로 흔한 유전성 심혈관 질환이다. 이른 나이에 동맥경화증이 생겨 협심증·심근경색증이 오기 쉽다. 혈관 건강 지표인 LDL(저밀도지단백) 수치가 높은 것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밀접하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LDL 수용체에 유전 변이가 생겨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는 잘 조절되지 않는다. 성인의 경우 190㎎/dL 이상, 어린이의 경우 160㎎/dL 이상이면 가족력을 의심해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에 노출됐음에도 치료를 안 받으면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22배 높아진다. 하지만 대부분 환자는 자신이 가족성 콜레스테롤 환자인지 모른다. 평균 47세에 진단되고, 52세에 협심증·심근경색증 같은 관상동맥 질환 발생으로 이어진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를 평가해 약 복용을 결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다.



젊은층 심부전·부정맥 유전 가능성 높아



20~30대 젊은 연령에서 발생한 대동맥 박리와 심부전·부정맥 일부는 유전 질환과 관련이 높다. 일례로 마르판증후군은 대동맥 박리, 심부전과 관련이 있다. 혈관에 변화를 일으키는 유전 변이가 원인이다. 대동맥 박리는 몸의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이 터지기 직전인 상태다. 병원에 오기 전 절반 정도는 진단을 제대로 못 받고 사망한다. 이 경우 다른 가족을 검사해 보면 미처 몰랐던 유전 질환이나 다른 대동맥 질환이 발견되기도 한다. 마르판증후군이면 대동맥이 커지거나 심부전(심장 기능 저하)이 발생하지 않는지 추적 관찰하며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심장마비로 쓰러진 사람의 15%가 유전성 부정맥으로, 평소 심장에 이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비정상으로 뛰는 것이다. 유전성 부정맥은 35세 전후에 주로 나타난다. 평소 자각 증상이 없다. 심전도 검사로만 알 수 있다. 학회는 가족 중 돌연 심장사나 부정맥 환자가 있으면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권한다.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는 가계 구성원은 자신이 가진 위험 요소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건강 행동 실천으로 건강검진 결과에서 자신의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숫자를 아는 게 먼저다. 관리 안 된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은 서서히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킨다. 그러다 갑자기 심근경색증·뇌졸중으로 나타난다. 의료진과 상담한 가족력 결과는 가족과 공유한다. 심뇌혈관 질환 전조 증상을 함께 숙지하고, 주변 응급실을 알아두면 좋다. 가슴 통증이나 불규칙한 심장 박동, 이유 없는 실신을 경험했을 땐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가족력 활용한 심뇌혈관 질환 예방·관리 4단계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