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얼굴·몸에 점 늘면 암 징후입니다"…전조 증상 진실과 거짓 [건강한 가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방암 바로 알기

여성호르몬 노출 길수록 발병 위험

폐경 후 호르몬 치료 5년 이내 권장

혹·멍울 만져지면 반드시 검사를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느 질환이든 선입견이나 오해가 존재한다. 사소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라도 중증 질환이라면 무게감이 달라진다. 발생이나 치료에 있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암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갑상샘암을 넘어 여성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방암도 마찬가지다. 유방암과 관련한 오해와 진실을 짚어봤다.

X 잦은 유방촬영술이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

유방촬영술(맘모그라피)은 X선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유방암 검사다. 하지만 이 검사로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미미하다.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요즘 사용되는 디지털 맘모그라피를 통한 방사선 피폭량은 필름 시절의 4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학회 차원에서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도록 권한다.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꾸준한 검사가 필요하다.

X 치밀 유방은 유방촬영술이 큰 도움 안 된다

유방암 검진에 유방촬영술과 유방 초음파가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유방암 전 단계나 초기에는 혹이나 미세석회화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치밀 유방이라도 유방촬영술은 미세석회화를, 유방 초음파는 혹을 잘 잡아낼 수 있다. 미세석회화의 경우 초음파상으로는 잘 안 보여 놓칠 수 있다. 치밀 유방 여부와 관계없이 두 가지 검사를 모두 받아야 한다.

O 유방 통증과 멍울 중 멍울이 더 중요하다

유방에 느껴지는 통증은 사실 유방암과는 별 관계가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멍울이다. 없던 혹이나 멍울이 만져진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반드시 검사를 받아 봐야 한다. 혹이나 멍울이 실제 유방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를 보면 통증이 없는 때도 많다. 멍울이 양성 종양일 수도 있지만 전문의가 아닌 경우 암과 구별이 불가능하다.

O 출산과 모유 수유가 유방암 위험을 낮춘다

유방암 발생률과 위험도는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높아진다. 그래서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의 유방암 위험은 더 크다. 근데 임신과 모유 수유 중에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든다. 따라서 출산과 모유 수유가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건 맞다. 단, 맹신하면 위험하다. 다자녀를 출산하거나 모유 수유를 한 유방암 환자도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 위험 요인은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만이 아니다.

O 비만인 여성일수록 유방암에 잘 걸린다

정확히는 폐경 후에 두드러진다. 폐경 전 여성은 비만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없다. 근데 비만이 위험 인자인 이유는 지방세포가 여성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소스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든 폐경 후 여성은 지방에서 여성호르몬이 만들어지게 된다. 즉 비만인 폐경 여성의 여성호르몬 레벨은 비만이 아닐 때보다 더 높아지고, 유방암 위험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X 콩을 많이 섭취하면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다

콩에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콩 단백질이 있는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분자 구조를 지녔다. 따라서 이소플라본이 여성호르몬 수용체에 대신 결합할 수 있는데, 의학적으로도 이를 통해 여성호르몬의 작용을 막아 항암 효과를 낸다는 의견과 오히려 여성호르몬과 같은 작용을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단, 유방암 환자에게는 콩 섭취량을 줄일 것을 권장한다.

X 양성 종양, 3㎝ 이상·증식성일 때만 제거하면 된다

일단 양성 종양을 절제하는 데 사이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다만 양성 종양으로 확인된 경우 일단 지켜보다가 점점 자라는 증식성은 계속 세포분열을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암 가능성과 환자의 심리적 압박 등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제거한다. 양성 종양 중에서도 비정형 유관증식증이나 엽상피내암 등 유방암 전 단계라면 무조건 제거하는 게 원칙이다. 만져지지 않는 크기의 섬유 선종은 대부분 제거하지 않는다.

O 폐경 후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

의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폐경 증상 완화를 위한 호르몬 치료가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을 사실상 늘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유방암 위험을 감안했을 때 폐경 후 호르몬 치료는 5년 이내로 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때는 폐경 후 환자의 삶의 질과 유방암 위험도 양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환자마다 호르몬 치료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X 점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커지면 유방암 징조

과거부터 점이 많은 사람이 유방암에 조금 더 많이 걸린다는 얘기가 있었다. 실제로 역학조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 유방암 환자 중 점이 많은 사람이 약 30% 더 많았다. 이는 직접적인 관계는 아니고 유방암 환자와 점이 많은 사람에게 여성호르몬 수치가 높다는 공통분모가 있을 뿐이다. 점이 많은 사람의 유방암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약간 더 높다는 것은 맞지만 점이 새로 생기거나 많아지는 증상이 유방암의 전조 증상이라는 것은 근거 없는 얘기다.

도움말=김도일 한림대성심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장영우 고려대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 박흥규 가천대 길병원 외과 교수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