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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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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손목 아픈데 만성 복통도…최고의 치료법은 생활습관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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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흔한 증후군

컴퓨터 쓸 때 손목·손가락 평형 유지

짠 음식 대신 유산균 위주 식단으로

칼슘마그네슘도 충분히 섭취해야

증상은 명확하지만, 특정 원인을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를 보통 ‘증후군’이라고 일컫는다. 질환으로 정의할 순 없으나 일단 그 증후군을 병명처럼 사용한다.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 과민대장증후군, 월경전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이는 현대인에게 익숙한 증후군으로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후군과 대처법을 알아봤다.

수근관증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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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근관증후군은 손목터널증후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수근관은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로 형성된 작은 통로다. 이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면 손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초기엔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이 든다. 손이 붓거나 손가락이 뻣뻣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밤에 유독 심해진다. 그러다 감각이 둔해지면서 물건을 잘 잡지 못해 쉽게 떨어뜨리는 일이 많아진다.

수근관증후군은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에게 노출되기 쉽다. 주부나 요리사, 사무직 근로자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반복해서 손목을 구부리고 펴는 일이 많다는 점이다. 손목 힘줄을 과하게 사용하는 것이 문제다. 특히 최근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사용량이 늘면서 수근관증후군을 앓는 현대인이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게 가장 흔한 원인이다.

수근관증후군을 피하려면 일단 잘못된 자세부터 고쳐야 한다. 손목이 낮은 자세로 반복적인 동작을 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컴퓨터를 사용할 땐 손목과 손가락을 평형으로 유지해야 한다. 피아노를 치듯 손을 가볍게 움직이는 게 좋다. 손목 보호대와 마우스패드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된다. 또 중간중간 손목을 털면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이롭다. 손목을 가볍게 흔들거나 팔꿈치를 돌리면서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풀어준다. 손목 사용을 줄이는 게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스트레칭을 반복하고 일정 시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만약 통증이 심해진다면 지체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가장 확실한 예방법임을 잊어선 안 된다.

과민대장증후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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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대장증후군은 만성적인 복통과 배변 장애를 동반하는 상태다. 특별한 기질적 이상이 없는데도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배 안이 부글거리고 식은땀을 흘리는 일이 잦다. 과민대장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국내 환자는 연간 150만 명 정도다.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시도 때도 없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상의 큰 불편함을 초래한다. 통증은 주로 하복부 전체에서 발생하며 경련성 복통인 경우가 많다. 증상의 유형도 다양하다. 흔히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복통과 함께 복부 팽만감, 설사, 변비를 동반한다. 대장이 과민한 탓에 대장 연동운동(수축과 팽창)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서 생기는 증상이다. 배변 후엔 복통이 수그러들기도 한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뚜렷한 치료제도 없다. 증세가 심하면 지사제 등 약물치료를 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이고 재발 우려도 높다. 증상 완화를 위해선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맵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 기름진 음식, 밀가루 등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술과 담배, 카페인 역시 증상을 악화하는 주범이다. 장에서 발효되기 쉬운 당류인 포드맵(FODMAP) 식이도 최대한 멀리하는 게 좋다. 포드맵처럼 입자가 작은 당류는 대장에서 분해되는데, 이때 가스가 많이 생길 수 있다. 콩이나 마늘, 양배추, 식빵, 우유, 사과, 인공감미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증상 개선을 돕는 저포드맵 식품은 쌀, 토마토, 바나나, 오렌지 등이다.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도 건강한 장내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식사는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하면서 끼니를 거르거나 급하게 음식을 먹지 않도록 유의한다.

월경전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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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전증후군은 월경 주기에 따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련의 증상군을 통칭한다. 월경 전에 신체적·정신적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가임기 여성의 9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주로 배란기부터 증상이 시작돼 점점 심해지다가 월경이 시작되면 드라마틱하게 사라진다. 증상은 수일 정도 지속한다. 신체적 증상으로는 부종과 유방통, 소화 장애, 두통, 요통 등이 나타난다.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것도 월경전증후군의 한 증상이다. 정신적 변화도 생긴다. 월경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유 없이 긴장되고 불안감이 심해진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우울감, 공격성이 강해지기도 한다.

월경전증후군이 반복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폐경 전까진 매달 강제적으로 고통이 이어지는 만큼 증상을 제대로 알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월경전증후군의 원인과 기전은 확실히 밝혀진 게 없다. 다만 마그네슘이나 칼슘, 비타민 등이 부족할 경우 증상이 심해진다고 알려진다. 이에 따라 실제 환자들에게는 칼슘과 마그네슘, 비타민 B6·E 복용이 권장된다. 불안의 정도가 높을 경우 알코올과 카페인을 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매일 월경 주기표에 증상을 자세히 기록하는 것도 도움된다. 이를 통해 현재 나타나는 증상이 월경전증후군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하기에도 용이하다.

하지불안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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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불안증후군은 불면증을 부르는 운동 장애의 일종이다. 주로 잠들기 전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나타난다. 저릿한 느낌이 들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게 특징이다. 불쾌한 감각은 움직임이 있을 때 완화되고, 가만히 누워 있을 때 심해진다. 환자들이 느끼는 이상 감각은 꽤 다양하다. 다리가 쑤시듯 따끔거리거나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칼로 찌르는 느낌 등을 경험한다. 대부분 불면증을 호소하기 때문에 활동이 왕성해야 할 낮에도 피로감을 보인다. 하지불안증후군 역시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다만 뇌의 도파민 부족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된다. 일찍 발병한 경우 절반 정도에서 유전적 경향을 보인다. 철분 결핍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임신 중이거나 철분 결핍이 흔히 나타나는 말초신경병증도 하지불안증후군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불안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식습관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불규칙한 식사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금물이다. 혈액 생성과 철분 흡수를 돕는 단백질,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시금치, 조개류, 콩, 두부, 생선, 호두 등이 도움된다. 가벼운 운동과 마사지도 병행하면 이롭다. 잠들기 전 요가나 스트레칭을 통해 다리를 이완해 준다. 유산소 운동은 평소 심박 수보다 2배 이내로 과하지 않게 한다. 시간은 30분 이내가 적당하다. 마사지할 땐 냉온 팩을 활용한다. 족욕을 할 때도 찬물과 뜨거운 물을 번갈아 이용하는 게 좋다. 뜨거운 물로만 사용하면 체온을 끌어올려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도움말=김태섭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관절클리닉 원장,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조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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