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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표가 소중" 역대급 사전투표율…국민의힘 vs 민주당, 어디가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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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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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투표를)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4·10 총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오전 8시쯤 서울 관악구 청룡동주민센터 투표소에서 만난 60대 여성이 '어떤 마음으로 투표에 임했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30대 딸과 함께 온 그는 "한 표 한 표가 소중하지 않나"라며 "친구들 만날 때 정치 얘기는 안 해도 투표는 꼭 하자고 말한다"고 했다.

제22대 국회원을 뽑는 4·10 총선의 사전투표가 31.28%의 전국 평균 투표율로 마감했다. 사전투표가 적용된 역대 총선 중 최고 투표율이다. 벚꽃이 절정에 달한 주말이었음에도 역대급으로 많은 유권자가 사전투표장을 찾은 것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저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 등 진보 세력에 유리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통설인데 이번 사전투표율이 실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7일 사전투표율과 관련한 논평을 내고 "이번 총선의 국민적 염원이 모여 국민의힘을 향한 결집을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은 오만하고 부도덕한 민주당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와 심판의 의지가 얼마나 큰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김기현 의원은 "민심의 저항이 확인된 것이다. 파렴치한 중대 범죄자들이 낯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설치고 다니는 역대급 비호감 총선을 보면서 이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상식 있는 주권자들의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역대 가장 높은 총선 사전투표율이 오히려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강선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본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사전투표 종료 직후 논평을 내고 "역대 총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율을 비롯해 전체 투표율이 높을 경우 진보정당쪽에 유리하다는 속설이 있다. 실제 지난 세 차례 총선에서도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투표율은 54.2%,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이 152석, 민주당이 127석을 차지했다. 2016년 20대 총선 투표율은 58%,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이 38석을 얻었다. 202년 21대 총선 투표율은 66.2%, 민주당이 180석을,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이 103석을 가져갔다. 역대 총선 사상 가장 높은 사전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에 유리한 결론이 나올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 국민의힘은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이른바 '샤이보수' 등 연성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노리고 사전투표를 독려해왔다. 반(反) 민주당 정서를 갖고 있거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부정적으로 보는 2030세대를 끌어들인다면 마냥 불리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반영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정치권의 통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젊은 층과 연성 진보 지지층, 정권심판론에 동조하는 중도층의 참여가 많다는 의미에서다. '사전 투표율 31.3%·총투표율 71.3%'이라는 목표치까지 내걸고 투표를 독려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보다 연령대별 투표율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인 투표율 상승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장·노년층의 투표율 상승에서 기인한 것인지 진보적인 젊은층의 투표율 상승에서 기인한 것인지 따져봐야 구체적 영향을 예측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이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40대와 50대의 투표율이 유의미하게 올라갔다면 민주당에, 60대 이상의 투표율이 올라갔다면 국민의힘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등장으로 지지층 결집이 이뤄졌고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면서 지지층 결집이 이뤄졌다. 그러면서 중도층이 가세하는 조국혁신당 신드롬까지 있었다"며 "양대 진영과 중도층에 한 번씩 다 바람이 불었다. 투표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표율 상승의 이득이 어느 쪽에 돌아갈 것인지를 따져보기 위해서는 투표율이 오른 세대가 어디인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투표율 상승의 세부 구성을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은 31.28%로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가운데 1384만9043명이 투표를 했다. 사전투표가 적용된 역대 총선 중 최고 투표율이다. 직전 최고 기록인 4년 전 21대 총선 사전투표 투표율(26.69%)과 비교했을 때 4.59%포인트(p) 더 높은 수치다. 역대 전국단위 선거 가운데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2022년 20대 대선 사전투표율(36.93%)보다는 5.65%p 낮다.

사전투표율은 선거인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이를테면 서울에 거주하는 유권자가 인천에서 투표해도 서울 지역 투표율이 상승하는 것이다. 사전투표는 지난 5일부터 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투표소는 전국에 총 3565개가 설치됐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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