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주말 리그 경기를 앞두고 김민재 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13일(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FC쾰른과의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그 29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뮌헨은 지난 28경기에서 승점 60(19승3무6패)을 벌면서 2위에 위치해 있다. 반대로 승점 22(4승10무14패)인 쾰른이 강등권인 리그 17위에 위치해 있다.
시즌이 끝나려면 쾰른전을 포함해 6경기를 더 치러야 하지만 뮌헨의 분데스리가 우승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올시즌 무패를 달리고 있는 선두 바이엘 레버쿠젠(승점 76)은 뮌헨과의 승점 차를 16점까지 벌리면서 남은 6경기에서 1승만 거둬도 우승을 확정 짓는다.
분데스리가 12년 연속 우승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잔여 일정 결과가 크게 중요해지지 않은 가운데 쾰른전을 앞두고 12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투헬 감독은 김민재 선발 가능성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독일 매체 'TZ'에 따르면, 쾰른전 때 경고 누적으로 인해 경기를 지휘할 수 없는 투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에릭 다이어에게 리듬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더리흐트와 다이어는 현재 뮌헨의 주전 센터백 듀오이다. 지난 10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아스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때도 두 선수가 중앙 수비 라인을 맡았다.
쾰른전을 치른 뒤 뮌헨은 곧바로 18일 홈에서 아스널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가진다. 1차전에서 두 팀은 2-2 무승부를 거뒀기에, 2차전 승자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행 티켓을 거머쥔다.
투헬 감독은 당연히 아스널전 때 총력전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이를 위해 투헬 감독이 쾰른전 때 일부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지 아니면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선발로 내세울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투헬 감독은 더리흐트와 다이어가 아스널전을 위해 경기 감각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는 질문을 받았다. 이때 투헬 감독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다이어와 더리흐트 선발 여부에 대해 확답을 내리지 않았다.
이를 두고 'TZ'는 김민재 선발 가능성을 예상했다. 매체는 "쾰른전 때 어떤 센터백 듀오가 경기를 펼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라며 "투헬에 따르면 다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여름 이탈리아 명문 SSC나폴리로 이적해 빅리그에 입성한 김민재는 놀라온 활약을 펼치며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에 일조하면서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나폴리에서 보여준 활약상으로 2023 발롱도르 투표에서 22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등극한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에서도 전반기 때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며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센터백임을 증명했지만, 후반기 들어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뮌헨은 지난 2월 3연패를 당하자 과감히 김민재를 빼고 다이어와 더리흐트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민재가 벤치로 내려간 RB라이프치히와의 분데스리가 23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연패 탈출에 성공하자 투헬 감독은 센터백 조합을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국 벤치로 내려간 김민재는 지난달 31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리그 27라운드 홈경기까지 포함해 4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다. 이 기간 동안 김민재의 출전 경기는 지난달 9일 8-1 대승으로 끝난 마인츠와의 25라운드 때 후반전 교체 투입된 경기뿐이었다.
기회를 받지 못하던 김민재는 지난 7일 독일 하이덴하임 포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FC하이덴하임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하면서 5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이날 김민재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가운데 뮌헨은 전반 38분 월드 클래스 공격수 해리 케인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김민재의 전진 패스로 시작된 공격 전개가 토마스 뮐러와 세르쥬 그나브리를 거쳐 케인의 선제골로 완성됐다.
케인이 선제골을 터트린 후 전반 45분 케인의 골을 도왔던 그나브리도 추가골을 넣으면서 뮌헨은 전반전을 2-0으로 마쳤다. 선발로 출전한 김민재는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마쳤을 뿐만 아니라 케인이 선제골을 넣었을 때 기점 역할을 수행했기에 경기가 끝나면 호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후반전이 시작된 후 뮌헨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이덴하임은 후반전에만 3골을 터트리며 대역전승을 거뒀고, 반대로 뮌헨은 승격팀 상대로 후반전에만 3돌을 내주며 2-3 역전패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경기가 끝난 후 많은 독일 현지 매체들이 김민재를 역전패의 원흉으로 지목했다. 김민재는 후반 5분 상대 골키퍼 롱킥 때 수비진영에서 홈팀 공격수 팀 클라인딘스트와 공중볼 경합을 했으나 제대로 떨궈내지 못했고 볼이 오히려 뮌헨 페널티지역 바로 앞에 떨어졌다. 이를 마빈 피에링거가 잡아 킬러 패스를 했고, 케빈 세사가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1분 뒤엔 왼쪽 측면에서 홈팀의 얀-니클라스 베스테가 크로스를 올려 클라인딘스트가 오른발 발리슛 동점포로 완성했다. 이 때 김민재가 자신의 뒤에서 파고 드는 클라인딘스트를 완전히 놓쳤다.
후반 36분 역전 결승포 때도 김민재의 포지셔닝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피어링거의 돌파를 제대로 막지 못하면서 하이덴하임의 결승골에서 관여한 셈이 되면서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독일 유력지 '빌트'는 김민재에게 평점 6을 줬다. 빌트는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에게 1~5점까지 평점을 부여한다. 일부 독일 매체들은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 1점을 주기에, 평점이 낮을수록 좋은 경기를 했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5점에 가까울수록 이날 부진한 활약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3골이나 내줬기에 하이덴하임전 때 수비진을 형성한 3명 모두 최하 평점인 5점을 받았는데, 김민재 홀로 6점을 받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빌트에서 최하 평점은 5점이지만, 간혹 눈에 띌 정도로 부진한 경기를 펼쳤으면 6점을 주곤 하는데 이날 최악의 선수로 김민재가 뽑힌 것이다.
하이덴하임전 부진으로 인해 김민재는 결국 다시 벤치 멤버로 돌아갔다. 지난 10일 아스널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때 원정 명단에 포함됐지만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계속 벤치만 지켰다.
만약 투헬 감독이 아스널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위해 더리흐트와 다이어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면, 김민재는 쾰른전에서 명예 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 만약 쾰른전 때 정말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다음 경기인 아스널전 때도 기용될 수도 있다.
현재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민재 입장에선 찾아오는 기회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지난 하이덴하임전에서 혹평을 면치 못했던 김민재가 쾰른전에서 선발로 나와 자신감과 경기력을 끌어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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