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바이든, 중국과의 관세전쟁 선포...K소부장은 '곡소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주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문화센터에서 격정적인 표정으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의 한층 강화된 무역전쟁을 선포하면서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산 철강제품, 전기차, 태양광, 조선 등에 대한 대대적인 반덤핑 관세를 예고했는데.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고 있는 국내 소부장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막대한 수출 감소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제재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도 뛰어들면서 'K-소부장'의 타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중국을 대체할 활로 모색을 위해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18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전미철강노조(USW)를 찾아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5%로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산 특정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평균 관세는 현재 7.5%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직접 권고한 세율은 3배가 넘어선다.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무역제재 정책은 철강부문뿐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추진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조선, 해양, 물류 전반에 걸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으며,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의회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중국산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제재가 강화될수록 국내 소부장 기업의 대중국 수출도 감소해왔다. 실제 지난해 미국의 반도체특별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은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뿐 아니라 국내 소부장 기업의 대중국 수출 감소로도 이어졌다. 국내 소부장 기업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것이 원인이다.

지난해 국내 소부장 기업의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18.47% 감소한 850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소부장 자급률이 높아진 것도 한몫 했지만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 역시 한국 소부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품목별로 보면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소부장 기업의 대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20.53% 감소했으며, 정밀기기부품 수출량도 31.19% 줄었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약 60%에 달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의 대중국 수출은 30.76% 감소했다.

대기업 중에서는 중국 태양광 기업에 폴리실리콘을 수출하는 OCI 등 소재 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도 더욱 악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미국 진출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현대자동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SK온, 한화솔루션 등은 이번 바이든 정부의 조치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이번 조치가 CATL, BYD 등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기업과 화샤 등 태양광 기업들의 미국 우회 진출을 차단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소부장 산업의 대규모 실적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교수)는 “트럼프가 됐든, 바이든이 됐든 언젠가 올 일이 조금 이르게 온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대중국 수출 감소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고,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활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면서 “바이든 정부의 반덤핑 관세가 시행되기까지 중국은 최대한 물량을 털어내려고 할 것이고, 이 기간 우리 소부장 기업들은 중국과 함께 물량을 털어내면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