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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신 한-아세안센터장 "아세안 국민 마음 얻는데 일조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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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임기 시작…주필리핀 대사 출신 아세안 전문가

"한국은 동경의 대상…선망 넘어 선호하도록 호감 쌓아야"

올하반기 한-아세안 정상회담 예정…"막중한 책임감 느껴"

연합뉴스

김재신 신임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한-아세안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민들이 한국을 진짜 좋아하게 하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지난 16일 임기를 시작한 김재신 제6대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임 중 핵심 목표로 "아세안인들이 우리나라를 선망을 넘어 선호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는 센터뿐 아니라 전 국민이 다 같이 공을 들여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한-아세안센터는 지난 2009년 한국과 아세안 간 교역 증대와 투자 촉진, 문화·관광 협력 확대,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출범했다. 김 신임 사무총장은 지난 1980년 외교부에 들어가 주필리핀 대사 등을 지냈다.

지난해 800만명 이상이 다녀갔을 만큼 아세안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며,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아세안인의 규모는 약 66만명에 달한다.

이처럼 양적 교류는 팽창했지만 질적 측면에선 여전히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는 것이 김 사무총장의 진단이다.

동남아시아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이 동경의 대상이 된 것은 맞지만, 한국인에 대해 진짜 호감이 있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대외 정책이 미·중·일에 방점을 찍은 나머지 정작 가까운 이웃인 아세안 국가들은 그만큼 신경 쓰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김 사무총장은 "우리 국민 중 상당수는 아세안에 대해 중국을 대체할 시장이라며 이해타산적으로 접근하거나 '개도국'이라고 낮잡아보는 경향이 있다"며 "필리핀 대사 시절 일부 관광객의 예의 없는 언행 때문에 안타까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회고했다.

또 "아세안 국가를 방문했을 땐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고, 한국에 살고 있는 아세안 사람들에게도 더 잘해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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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신 신임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한-아세안센터 제공]


그는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박항서 전 감독을 "직업외교관 누구도 못한 일을 해낸 인물"이라며 모범 사례로 들었다.

"경제든 외교든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아세안인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서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선행돼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김 사무총장은 강조했다.

아세안 10개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미처 몰라서 생겼던 오해를 풀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올해 시작하는 '신진학자 육성 지원사업'을 통해 아세안 지역 연구 전문가를 양성함으로써 학술 교류를 촉진하는 동시에 정확하고 균형 잡힌 정보가 우리 국민에게 전달되도록 힘쓴다는 계획이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법과 제도를 준수하며 사회적책임(CSR)을 다 할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도 김 사무총장이 생각하는 센터의 주요 임무다.

자신이 근무했던 필리핀도 '자원부국'으로 지난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만큼 협력 잠재력이 큰 국가이지만, 이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관계 속에서 진행돼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김재신 신임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한-아세안센터 제공]


2024년은 한-아세안센터 창립 15주년이자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5주년을 맞는 해로, 올 하반기 정상회담을 통해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로 격상하고자 추진 중인 만큼 김 사무총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당장 오는 11월 고위급 인사들이 참가하는 '2024 한-아세안 관계조망 국제회의' 등 굵직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38년간의 외교 경험과 아세안 관련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질적·전략적 협력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미래 세대 주역인 '청년'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8월 이번 연도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를 무대로 펼쳐지는 워크숍에서는 한국과 아세안 대학생들이 참여해 '디지털화'와 '기후변화'를 주제로 네트워킹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처럼 아세안 청년들을 친한(親韓) 인사로 육성하는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상호 관계를 단단히 다지는 밑거름이 된다고 김 사무총장은 강조했다.

지난 2022년 제주도에 상설 문화 전시관 '아세안홀'을 개관, 센터의 물리적 범위를 확장한 것처럼 무역·투자 분야에 있어서도 비슷한 사업을 펼칠 수 있는지도 모색할 방침이다.

라오스가 발표한 올해 주제 '아세안 연계성과 회복탄력성 강화'에 발맞춰 센터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은 '아세안 연계성 포럼'도 내년 1월 개최된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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