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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26억원'…아동학대 혐의 학원·교회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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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 혼나고…'그 학원'에서 무슨 일이③]

학원장·목사, 10년간 26억 규모 부동산 매입

다세대 주택 등 교회 도보 1분 거리 모여 있어

대출 5억뿐…"학원, 교회 규모 비해 이례적"

前신도들 "학원 자녀 볼모로 금전 협박…부동산 자금 쓰였다"

노컷뉴스

학원장과 목사 등이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된 경기도의 한 학원·종교단체 건물. 정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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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단독]학원서 숙식? '매 맞은' 아이들 "죽고 싶었어요"
②[단독]"친척이 몰래 준 휴대폰으로 탈출"…목사, 과거에도 폭행 전력
③'26억원'…아동학대 혐의 학원·교회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계속)


최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경기 수원의 종교단체 목사와 학원장이 지난 10년 동안 26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회는 헌금, 학원은 수강료가 수입창구인데, 신도나 학원생의 규모를 감안할 때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학원장·목사, 개인 명의로 '26억 규모' 부동산 매입


2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수원의 '△△학원'의 실질적인 원장 A씨와 '○○교회' 목사 B씨는 지난 2015년부터 건물 5채와 토지 3개 필지를 사들였다. 매입 비용은 약 26억원이다.

A씨는 2015년 3월, 대출 없이 3억 5천만원을 주고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의 주택을 구매했다. 이 건물은 현재 B씨가 목사로 있는 ○○교회다. 학원장인 A씨가 정작 교회 건물을 매입한 것이다.

같은해 10월에는 11억 3500만원을 주고 지상 4층 높이 다세대주택을 사들였다. A씨는 또 2016년 4월에는 지하1층 지상2층 높이 단독주택을 대출 없이 2억 4500만원에 매입했고, 이듬해 7월에는 ○○교회로 증여했다.

목사 B씨는 2017년 11월 7억 8천만원을 주고 지하1층 지상3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사들였다.

이들이 매입한 건물은 ○○교회로부터 도로 1분 거리에 모두 모여있다.

B씨는 2021년 5월에도 8800만원을 내고 강원도에 있는 단층주택 1채와 밭 3개 필지를 매입했는데, 이곳은 이번 학대 사건 피해아동들의 조부모 자택 인근으로 알려졌다. B씨 등은 떡이나 과일을 사들고 피해아동들의 조부모를 찾아갔다고 한다. 그러다 1년여 뒤쯤에는 십일조 명목으로 7천만원을 요구한 뒤 받아갔다고 조부모들은 주장한다.

이처럼 약 26억원 규모의 건물과 토지를 사들이면서 A씨 등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한 금액은 5억원이다. 나머지 21억원은 기존에 지니고 있던 현금으로 지불한 셈이다.

"학원·교회 소규모 비해 이례적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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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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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매입 형태를 놓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학원 수강료와 소규모 교회의 헌금만으로는 수십억원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학원의 수강생은 10여명으로 초중고생이 각각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나이스 시스템에 등록된 △△학원의 1개월 수강료는 초등생 20~35만원, 중등생 25~40만원, 고등생 30~45만원이다. 학령별로 2과목씩 강의를 들을 수 있다.

A씨가 수강료로 21억원을 모으려면, 단순 계산으로는 2과목씩 듣는 고등학생 10명이 학원을 옮기지 않고 20년 동안 다녀야 한다. 그 동안의 A씨 생활비나 식비뿐 아니라 학원 운영비와 강사 인건비 등 아무 비용도 지출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교회 역시 신도 50여명(학원생 10여명 포함)이 내는 헌금만으로는 교회를 유지하는 것도 벅차다는 게 다수 교인들의 생각이다. 한 교인은 "정상적인 교회에서는 대부분 소액을 헌금하고, 헌금이 그대로 목사에게 가는 구조도 아니"라며 "매주 내는 주정헌금만으로는 택도 없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前신도들 "학원 자녀 볼모로 금전 협박…부동산 매입으로"


그런데 이곳에 몸담았던 신도이자 학부모들은 A씨 등이 수강료나 헌금 외에도 자신들에게 추가적인 금전 지원을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2020년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학원을 찾은 뒤 ○○교회까지 다녔던 C씨는 이들에게 빠져 약 6천만원을 건넸다고 털어놨다. C씨에 따르면 그는 2022년 2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자신의 회사 성과급 1850만원을 입금했다.

2023년에는 A씨가 소유하고 있는 다세대 주택에 임대차 계약을 하고 보증금으로 2천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얼마 뒤 학원과 교회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터지면서 계약을 해지했다. 그는 2022년 아내의 사업자금 2200만원도 현금으로 전달했다고도 한다.

현재 C씨가 돌려받은 돈은 절반인 3천만원 남짓. C씨는 "그때는 원장과 목사, 교회에 너무 빠져들어서 정상적인 판단이 안 됐다"며 "아동학대 사건이 터진 뒤에야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은 하나님을 위해서라며, 어쩔 때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며 돈을 요구했다"며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볼모로 협박도 했다가 가스라이팅도 하면서 반복했다"라고 했다.

C씨는 A씨 등이 이렇게 신도들로부터 받은 목돈으로 건물을 매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에서 매년 진행해야 하는 예산 결산이 한 번도 없었고, 학원장이나 목사 외에는 직업이 없어 사실상 수입 창구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C씨는 "교회에서는 장로들로 이뤄진 이사회가 매년 수입에 대한 결산을 해야 하는데, 이곳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고, 이것 외에는 다른 수입도 없었다"며 "그 지역이 재개발 된다는 소식을 듣고 신도들의 돈으로 건물을 사들인 것인데, 횡령죄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과거 10년 가까이 학원을 다녔다는 D씨는 A씨 등이 건물을 개인명의로 매입한 것에 주목했다. "A씨 등은 학원생들이 잘못을 하면 부모를 불러 특별헌금을 내고 회개하라고 했었다"라며 "어렸을 때라 부모가 얼마를 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돈을 모아 주변 건물을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회라는 곳은 저렇게 건물 여러 채를 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며 "만약 헌금으로 건물을 구매한 것이라면 개인이 아닌 교회 명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이번 사안에 대해 입장을 묻기 위해 이들에게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A씨와 B씨에게 전화 3차례와 2차례, 온라인 메신저를 이용해 2차례씩 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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