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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스마트폰 소식

"폴더블폰=삼성전자 갤럭시S" 공식 깨는 화웨이와 황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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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기 기자]

# 우리는 '삼성전자 호재와 리스크' 1편에서 삼성전자 앞에 놓인 이슈들을 호재 위주로 살펴봤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뛰어난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갤럭시S24를 출시해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업계에선 "AI폰의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를 보냈고, 일부 국가에선 품절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삼성전자에 좋은 소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살펴야 할 장애물도 많습니다. 애플이 하반기에 AI폰을 내놓을 거란 소문이 퍼지고 있는 데다, 중국 제조사들이 나날이 성장하며 삼성전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장이 좀처럼 성장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폴더블폰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과연 삼성전자는 올해 업계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을까요. 視리즈 '삼성전자 호재와 리스크' 2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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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급성장하면서 삼성전자의 뒤를 바싹 쫓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더스쿠프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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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성전자가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지난 1월 말 출시한 새 스마트폰 '갤럭시S24'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죠. 업계 최초로 인터넷 없이도 AI가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도입한 게 주효했습니다.

동시 통번역, 자동 요약 등 AI가 선보이는 기술에 매료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어젖혔고, 덕분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하나증권의 4월 29일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월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한 1969만대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영원한 맞수'인 애플은 AI 폰 경쟁에서 한발 늦은 모양새입니다. 업계에선 애플이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새 아이폰에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전까진 AI폰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가 계속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입니다.

■ 관점➊ 中 기업 어디까지=그렇다고 삼성전자의 앞길에 꽃길만 놓여 있는 건 아닙니다. 중국 제조사들이 최근 들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는 건 따져봐야 할 이슈입니다.

특히 중국 기업 '트랜션'의 약진이 눈부십니다. 트랜션은 지난 1분기 세계시장에서 285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면서 시장점유율을 전년 동기 4%에서 10.0%로 끌어올렸습니다(IDC).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기업 4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업계에선 10만~20만원대 초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한 트랜션의 '박리다매' 전략이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에서 통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 기업이 발돋움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동남아시아를 예로 들어볼까요? 이곳은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사들이 '격전'을 벌이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20.0%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를 기록해 1위에 올랐습니다만,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중국 제조사인 샤오미가 18.0%로 삼성전자를 바싹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외에도 트랜션(15.0%), 오포(15.0%), 비보(12.0%)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도 상당한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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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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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아프리카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4분기 24.0%에서 지난해 4분기 18.0%로 6.0%포인트 하락해 2위로 미끄러졌습니다(카운터포인트). 1위를 꿰찬 건 트랜션의 하위 브랜드 '테크노'로, 시장 점유율은 15.0%에서 20.0%로 5.0%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샤오미의 점유율도 10. %에서 11.0%로 오름세를 띠었습니다. 테크노와 샤오미가 중동·아프리카 스마트폰 출하량을 각각 77.0%, 49.0%(전년 동기 대비) 늘린 게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 기업의 매서운 추격전

이 시장의 주도권을 중국 기업에 빼앗긴 건 삼성전자로선 커다란 타격을 입은 셈입니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입니다.

실제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는데도 중동·아프리카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보다 30.0% 증가했습니다. 양왕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서 가장 많이 벗어나 있는 지역"이라면서 "소비자들이 고가폰 구매에 점차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라마단(신성한 달)과 부활절 때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관점➋ 폴더블폰 언제까지 = 여전히 전망이 불투명한 폴더블폰 시장도 삼성전자의 고민거리입니다. 삼성전자가 2019년 폴더블폰을 출시한 후 매년 새로운 버전을 선보이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관련 시장은 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폴더블폰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아직까지 1.4%(트렌드포스·2023년 기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문제는 이 시장에서조차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에 쫓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66.4%로 선두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점유율(80.0%)과 비교하면 13.6%포인트나 빠졌습니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2024년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60.4%로 하락하는 반면, 폴더블폰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 화웨이의 점유율이 11.9%(2023년)에서 19.8%로 오를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중국 기업들이 계속해서 폴더블폰 무게와 두께를 줄여가면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일반 스마트폰보다 무겁고 두툼한 폴더블폰을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가 지난 2월 발표한 '2024년 중국 폴더블폰 시장 소비자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 참여자의 22.2%가 폴더블폰을 기피하는 이유로 '무겁고 손에 쥐기 불편해서'라고 답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5'의 두께는 13.4㎜로, 갤럭시S24(7.6㎜)보다 1.8배 두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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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션은 아프리카 시장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사진은 트랜션의 스마트폰 브랜드 테크노 매장.[사진=트랜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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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업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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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 기업들의 폴더블폰은 갈수록 가벼워지고, 얇아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중국 비보가 지난 3월에 출시한 신제품 '비보 X 폴드3'는 전작과 비교했을 때 무게가 279g에서 219g로 60g 줄었고, 두께도 12㎜에서 10.2㎜로 1.8㎜ 더 얇아졌습니다.

익명을 원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이 소비자에게 익숙해진 현시점에서 폼팩터(외형 변화)로 혁신을 꾀하는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면서 "더 가볍고 얇은 폴더블폰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바뀐 만큼, 삼성전자도 이 변화를 빠르게 캐치해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자, 여기까지가 삼성전자가 마주한 올해의 기회와 위기입니다. 삼성전자는 AI로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으며 판매량과 인기란 '두 토끼'를 잡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AI폰을 준비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고,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사소하게 넘길 만한 이슈가 아닙니다.

애물단지로 전락 중인 폴더블폰을 어떻게 살려야 할지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과연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 연간 '스마트폰 업계 1위' 자리에 다시 오를 수 있을까요?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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