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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핫 데뷔 고등학생의 소감은 “학교 안 가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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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김, 최연소 컷통과 기록 깨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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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빠질 수 있어서 좋다. 아마 동생도 그럴 것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50만달러)에서 대회 최연소 컷통과 기록을 쓴 교포 유망주 크리스 김(16·잉글랜드·사진)이 카메라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답했다. 자신의 후원사 CJ의 추천으로 생애 처음 나선 프로 대회, 그것도 세계 최고선수들이 겨루는 PGA 투어 대회에서 컷통과를 이뤄 이틀 더 미국에 머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크리스 김은 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7414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고 합계 8언더파 205타로 마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지난 사흘 동안 내가 얼마나 쇼트 게임을 잘하는지 알 수 있었다”며 “오늘처럼 아이언 플레이를 정말 못할 때는 쇼트게임으로 승부를 걸어도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 출신 어머니 서지현씨를 비롯해 아빠, 남동생과 대회를 함께하고 있는 크리스 김은 “가족들과 함께 있어 든든하다”며 “학교를 빠질 수 있어서 좋다. 숙제를 해야 하는데 솔직히 하나도 못했다”고 말해 취재진의 폭소를 자아냈다. 성인 프로선수들과 대등한 플레이를 펼치는 코스 안에서의 듬직한 모습과 달리 그린 밖에서는 천진한 고교생의 모습 그대로였다.

크리스 김은 1, 2라운드에서 각각 3타, 4타씩 줄이며 합계 7언더파 135타를 기록, 출전선수 156명 중 공동 36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현 20위·미국)가 2010년 당시 16세 10개월로 이룬 이 대회 최연소 컷통과 기록을 3개월 앞당기면서 잉글랜드 아마추어 골프 최고 유망주다운 실력을 과시했다. 2015년 소니 오픈에서 카일 서파가 컷통과에 성공한 이후 9년 만에 나온 PGA 투어 최연소 컷통과 기록이다.

미래의 PGA 투어를 빛낼 유망주가 화려하게 신고식을 한 날, 공교롭게도 종전 기록 보유자인 조던 스피스는 컷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참가 선수 중 최고 랭커이자 댈러스 토박이인 스피스는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첫날 3언더파로 출발했으나 2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컷통과 기준(합계 6언더파)에 2타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안고 물러났다.

스피스는 2라운드 경기 중 간간이 왼손목에 이상을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안간힘을 썼다. 컷통과까지 버디 1개가 더 필요했던 스피스는 16번홀(파4)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나가던 티샷 공이 갤러리의 팔꿈치에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오는 행운까지 있었지만 여기서 오히려 보기를 범하고 고개를 숙였다.

매키니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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