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종합격투기(MMA) 무대인 UFC에 도전하는 파이터 기원빈(33)은 자신의 강점을 이같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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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빈은 8일 세계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무기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을 가진 점”이라며 “뭘 배우면 혼자 깨우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원빈은 “뭐든 한번에 척척 배워 습득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전 그런 쪽과 거리가 먼 몸치에 가깝다”며 “스스로 더 연습해보고 노력을 해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MMA 전적 17승9패인 기원빈은 18일과 19일 중국 상하이 UFC 퍼포먼스 인스티튜트에서 열리는 ‘로드 투 UFC’(RTU) 시즌3 라이트급(70.3㎏) 논 토너먼트 매치에서 일본인 타격가 사이카 타츠야(34·11승4패)를 상대한다. 기원빈은 “장신의 타격가로 11승 가운데 10경기를 KO로 따낼 정도로 화끈한 경기를 선보이는 선수”라며 “카운터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데 굉장히 어그레시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저 역시 타격을 선호하는 편이어서 화끈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누구 타격이 더 강한지 한번 제대로 붙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원빈이 나서는 RTU는 일종의 격투기 오디션으로 승자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다. 우승자는 UFC 에 진출한다. UFC는 추가 기회를 주기 위해 논 토너먼트 경기도 진행한다. 이 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파이터 역시 UFC 계약서를 따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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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빈은 이번 대회를 통해 3번째 도전을 하게 됐다. 첫 대회에서 제카 사라기에게 KO패를 당한 기원빈은 시즌 2에서 바하터보러 바터보라티를 펀치로 쓰러트리긴 했지만 파운딩이 하필 상대 후두부에 꽂히는 바람에 실격패하고 말았다.
스스로를 몸치라고 표현했지만 기원빈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UFC 도전 ‘3수’를 맞은 기원빈은 “급하게 감량도 많이 하게 됐지만 마지막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언제나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자신감의 비결은 훈련이다. 기원빈은 “오전 8시부터 오전훈련을 하고 다시 오후 3시에, 또 오후 8시에 훈련을 한 뒤 저녁 10시가 되면 취침한다”며 “운동량보다는 질에 집중하면서 상대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원빈은 “격투기 선수가 된 이후 UFC는 막연한 꿈이었다”며 “최종 종착지는 UFC가 아닐 수 있겠지만 ‘당연히 가야지’라고 마음먹고 시작한 만큼 꿈 같은 무대에 서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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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A 팬이었던 기원빈이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건 대학 시절 학교 앞 체육관에서 당했던 패배 때문이다. 기원빈은 “여성 회원과 주짓수 연습을 했는데 기술에 걸려 탭을 치고 말았다”며 “그때 받은 충격이 너무 커서 오기로 시작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멀쩡히 대학에 다니던 아들이 돌연 ‘파이터’가 되겠다고 선언하면 좋아할 부모님이 있을까. 기원빈은 부모님의 반대에 몰래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기원빈은 “부모님은 제가 격투기 선수라는 사실을 모르셨다”며 “격투기 팬인 아버지께서 제가 2014년 로드FC 경기를 뛰는 모습을 우연히 TV에서 보시는 바람에 들통났다”고 소개했다. 이어 “깜짝 놀라신 아버지가 그만하라고 하시라고 하셨지만 계속하고 있다”며 “가족들에게 조금은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그만하시라고 하신다”고 웃었다.
끝으로 기원빈은 “부상으로 오랜 재활을 하며 버텼는데 지금은 땀 흘리며 최선을 다해 운동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지내고 있다”며 “잘 준비해서 실망하셨던 분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사로잡는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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