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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AR안경 성장 앞당겨…스마트폰만큼 널리 쓰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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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8일 아사프 아슈케나지 에브리사이트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강남구 요즈마그룹코리아 사옥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안경을 끼자 눈앞의 안경 렌즈가 디스플레이가 된다. 그대로 오토바이를 주행하면 속도, 심박수 등이 측정돼 화면에 나타난다.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방향도 실시간으로 안내된다. 같은 안경으로 샌드위치를 쳐다보면 어떨까? 디스플레이에는 샌드위치에 들어간 재료, 예상 칼로리 등이 바로 검색돼 눈앞에 보인다.

증강현실(AR) 글라스(안경)를 제작하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에브리사이트'를 2014년 창립한 아사프 아슈케나지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그리는 미래다. 아슈케나지 CEO는 지난 8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AR 글라스는 인공지능(AI) 기술에 더 쉽게 접근하게 해주는 플랫폼"이라며 "AI라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AR 안경 시장 성장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AI를 활용하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은 말하고 듣는 대화인데, 이를 제일 잘 구현할 수 있는 기기의 형태는 스마트폰이 아닌 안경이라는 설명이다.

아슈케나지 CEO는 2017년 출시된 '구글 렌즈'를 예로 들었다. 사람들이 구글 렌즈를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지 않는 건 해석해야 할 이미지가 있을 때마다 휴대폰을 꺼내서 켜고 사진을 찍는 활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슈케나지 CEO는 "AR 글라스는 목소리로 바로 기기를 작동시켜 원하는 정보를 얻고 추가로 질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사람이 AI와 소통할 일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AR 글라스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시장 형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AR 글라스의 무게, 가격, 디자인이다. 아슈케나지 CEO는 이 같은 기준에서 가장 이상적인 제폼이 에브리사이트의 제품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매일 쓰고 다니려면 안경의 무게가 50g보다는 가벼워야 하는데 AR 글라스에 들어가야 하는 배터리 등 부품이 30~35g이기 때문에 렌즈와 같은 나머지 부품이 15g을 넘어가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의 기능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렌즈를 가볍게 만드는 것이 핵심인데 이 기술력을 에브리사이트가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 역시 빅테크 기업들 제품 5분의 1 수준이다.

에브리사이트의 기술력은 아슈케나지 CEO의 경험에서 나왔다. 이스라엘의 대표 방위산업체인 엘빗시스템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한 경험이 있는 그는 15년간 첨단 전투기인 F16 조종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아슈케나지 CEO는 "조종사로 일하면서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헬멧을 썼다"며 "넓은 조종석에 펼쳐져 있는 수많은 정보들을 한꺼번에 디스플레이로 볼 수 있는 경험을 하면서 이를 시장에도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아슈케나지 CEO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BMW와 협력해 오토바이용 제품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BMW 오토바이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옵션으로 에브리사이트의 AR글라스를 선택하면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한국의 다양한 기업들과도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가장 수요가 큰 섹터는 배달앱이라고 그는 말했다. 배달 라이더들이 주행 중 휴대폰 화면을 조작하면서 가장 많은 사고가 나는데 AR 글라스를 활용하면 사고를 낮춰 라이더들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달 애플리케이션 기업들의 보험료 지출금도 줄어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한국 통신 기업들과도 다양한 협력 기회를 열어놓고 있다고 아슈케나지 CEO는 덧붙였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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