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국발 中 전기차 관세 폭탄, 무역전쟁 사이 낀 한국의 전략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지난 1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한 행사장에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의 첫 전기 픽업트럭 ‘샤크’가 전시돼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산 전기차를 향한 미국의 ‘관세 폭탄’ 수위가 드러나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 틈바구니에 낀 한국 자동차·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 반응을 종합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에 따라 한국 업체들은 단기적으론 미국 시장에서 반사 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품목에 걸쳐 보편적 관세 인상 조치를 단행한 트럼프 행정부에 더해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배터리 등 불공정 요소가 다분하다고 판단한 부분만 콕 집어 거의 ‘진입 봉쇄’ 수준의 처방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차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본격 갈등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간을 벌어 다행”이라는 식으로 안주할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대중화에 따른 폭발적 성장에 대비한 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을 때라는 진단이 많았다.

미국이 국가 차원에서 총반격에 나설 정도로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의 해외 진출 공세는 위협적인 수준이다. 미국이 전기차 관세를 100%로 지금보다 4배 수준으로 대폭 인상한다고 밝힌 14일(현지시간)에도 중국 비야디(BYD)는 미국의 턱밑인 멕시코에서 자사의 첫 전기 픽업트럭 ‘샤크’(Shark)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비야디가 중국 외 지역에서 신차를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화이자동차그룹(JAC), 지리자동차그룹, 상하이자동차(SAIC) 등도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멕시코에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이에 맞서 국내 배터리 3사도 그동안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합작해 생산공장을 짓는 등 선제적 투자를 단행해왔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의 투자 규모는 모두 합해 23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3사 합산 투자 규모는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애초 밝힌 10조원에서 소폭 줄일 방침이기는 하지만, SK온과 삼성SDI가 각각 7조5000억원과 6조원 안팎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전기차의 시대가 도래하리라는 건 분명하다는 판단에서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관련 시장도 계속해서 성장하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규모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와 2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들은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이 유럽 등 다른 지역의 중국산 제품 수입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미국 진출이 어려워진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등이 상대적으로 보호 장벽이 낮은 유럽연합(EU)이나 인도, 동남아시아 등으로 쏠리면 이들 지역에서 경쟁 격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따른 위험 분산 차원에서 국내 업체들끼리 손을 잡는 사례도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기아의 보급형 소형 전기차 EV3에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된다. 현대차는 최근 상용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목적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차량인 ‘ST1’ 모델에도 SK온의 급속충전 어드밴스트 SF(Super Fast) 배터리를 넣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향신문

LG에너지솔루션의 미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윤 대통령의 마음 속 키워드는? 퀴즈로 맞혀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