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정치적 의도" 비판
"전쟁 탓 유럽 분열…동맹 견고하지않아"
중국의 반격 카드는 제한적
농산품 등 관세 인상·보조금 강화 전망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에 배경을 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이 서방의 집단적 행동으로 확산하는 등 파급효과를 가져와 공급과잉 우려 속에 있는 중국을 관세 위협에 빠뜨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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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펑잉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SCMP에 "유럽연합(EU)이 곧 중국의 전기차 부문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고, 미국 측 고위급 인사들이 중국에 방문해 공급과잉을 경고한 상황에서 이들은 이미 중국 신에너지 수출 차단에 대해 '동기화'됐다"고 설명했다. 전날 미국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7.5%에서 100%로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태양전지, 반도체, 배터리, 알루미늄 제품 등의 관세도 25~50%로 올렸다.
천 연구원은 "관련 제품은 미국으로의 수출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즉각적이고 실질적 피해를 주는 것보다는 심리적 영향, 즉 (유럽이) 이를 따르도록 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EU의 일관된 후속 조치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유럽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분열돼 있기 때문에 그 동맹은 견고하지 않다"면서 "관세 인상이 중국 신에너지 산업의 전반적인 이점(경쟁력)을 상쇄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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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인상 결정이 중국의 실질적인 과잉생산 문제를 조율하고, 결과적으로 산업 구조조정 등 개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천 연구원은 "일부 산업에 있어 중국의 생산능력이 과잉상태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서구의 압박이 가중되면서 신에너지 분야에서는 더 많은 인수·합병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부실기업은 제거하고,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업은 나가야 한다"면서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으로의 진출을 제안했다.
장청웨이 세계경제연구소 국제무역전문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인상은 완성차와 부품뿐 아니라 추후 중국의 신에너지 산업 전반을 억제하기 위한 장기 전략의 시작을 의미한다"면서 "미국이 일찌감치 중국을 봉쇄시키지 않는다면, 향후 전 세계 신에너지 시장에서 중국은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한 중국의 반격 카드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로우 홍콩과기대 공공정책연구소 교수는 "중국이 반격할 수 있는 선택지는 다소 제한적"이라면서 "미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생각할 수 있지만, 하이테크 상품의 경우 중국의 기술 혁신 시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농업 분야 등 저기술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다면, 중국 소비자들은 타격 없이 다른 나라의 대체재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상된 관세의 영향을 받는 산업 분야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보다 강화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 경우 비용 부담이 수반될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관세 인상 결정을 부추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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