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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배구 리빙 레전드' 박철우, 정든 코트 떠난다… “배구선수 박철우,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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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박철우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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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공격수가 배구 코트를 떠난다.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의 베테랑 박철우가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16일 은퇴 결심이 세상에 알려진 후, 17일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은퇴 소감 및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선수로서 쓸모를 다하면 은퇴하고 싶습니다’라는 예전에 했던 이야기가 있다. 이제 그때가 아닌가 싶다”며 “2003년 10월 실업으로 와서 20년간 프로생활을 하며 오지 않을것만 같던 선수로서의 마지막 날이 아닌가 싶다”며 은퇴를 공식화했다.

V-리그 원년멤버인 박철우는 현대캐피탈에서 프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삼성화재, 한국전력에서 숱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통산 19시즌을 소화해 564경기(1954세트)를 치르며 6623득점, 블로킹 668개, 공격성공률 52.13%를 남겨 리그 대표 아포짓 스파이커로 이름을 날렸다. 그가 기록한 공격 득점 5603점은 V리그 역대 1위에 달한다.

2008-2009시즌에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영광을 안았고, KOVO컵에서도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 MVP를 차지한 바 있다. 우승 반지 7개를 품에 안으며 짜릿한 우승 기쁨도 수차례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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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시절의 박철우가 서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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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시절의 박철우가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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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레전드’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2020-2021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미들블로커로 포지션 전환을 시도하며 현역 생활을 이어왔지만, 결국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정든 유니폼을 벗게 됐다.

박철우는 “프로를 와서 첫 인터뷰 질문이 어떤선수가 되고 싶냐고 했을때 너무나도 당연히, 하지만 너무나 건방지게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제1의 박철우가 되고 싶습니다’는 말을 했다. 그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고 최고는 되지 못했지만 제1의 박철우라는 꿈을 만들어갔던 것 같다”고 지난 프로 생활을 되돌아봤다.

이어 “20년의 시간동안 너무나 좋을 일들과 너무나 힘든 일을 겪으며 기쁨과 좌절에 시간도 있었지만, 마지막에 와서는 그 모든일들이 인생이고 나를 더욱더 단단히 해주었다는 생각이 든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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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시즌을 마친 박철우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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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자신을 지도해준 스승들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에서 시작을 함께했던 김호철 현 IBK기업은행 감독, 삼성화재 시절 은사이자 장인어른인 신치용 전 감독을 포함해 임도헌, 신진식, 장병철, 권영민 전·현직 감독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트에서 저의 힘이 되어주셨던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은퇴는 마지막이 아닌 더 나은 사람으로 발돋음 할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배워서 다시 배구코트에서 만나 뵐거라고 약속 하고 싶다”며 “언젠간 또 제1의 박철우를 꿈꾸면서 배구선수 박철우 여기까지 하겠다”는 애틋한 인사를 전했다.

은퇴를 알린 박철우는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제2의 배구인생을 시작할 예정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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