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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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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 아들의 몰카 범죄, 부모도 손해배상 책임 있다? 법원 “자녀 감독 의무 소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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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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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화장실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을 불법 촬영한 중학교 1학년 학생과 그 부모에게 법원이 모두 피해자 측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8단독(판사 김동석)은 원고 A양(당시 13세)와 친권자가 피고 B군(당시 14세)과 그의 부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B군은 2022년 10월 20일 오후 8시24분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건물 여자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화장실 칸막이 위로 A양의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당시 수사기관은 B군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반포) 등의 혐의로 소년보호사건 송치를 결정했다.

A양 측은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 치료 상담, 위자료 등을 명목으로 B군과 그 부모를 상대로 총 3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B군이 저지를 불법행위가 당시 자신이 저지른 행위의 책임을 알 수 있는 지능이 있다고 판단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또 B군의 부모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B군이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학교생활을 하는 만큼 자녀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진을 촬영하지 않도록 지도, 조언 등으로 보호·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하며 “B군의 나이, 행위 내용 등을 종합하면 감독의무위반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B군과 부모가 공동으로 A양에게 1040여만원, A양의 어머니에게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2022년 10월20일부터 2024년 4월24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용으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더불어 소송비용도 3분의 2는 원고, 나머지는 피고들이 부담할 것을 같이 명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2년 집계된 성폭력범죄 3만9017건 중 18세 이하의 소년범은 총 4614건으로 집계됐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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