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목사는 지난 13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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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표는 이른바 김 여사를 상대로 ‘함정 취재’를 준비하고 이를 기사로 보도하는 과정을 기획한 인물이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장본인이다. 사전에 명품백과 몰래카메라를 준비해 최 목사에게 제공한 것도 백 대표였다. 2022년 9월 13일 김 여사와의 만남이 성사된 뒤에는 최 목사로부터 명품백 수수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넘겨받아 지난해 11월 보도했다. 또 몰카 함정 취재 내용을 근거로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이날 오후 중앙지검에 출석하며 “누군가 선물을 주며 청탁을 한다면 연락을 끊을 텐데, (김 여사는) 청탁 전후로 선물을 주는 대로 다 받았고, 오랜 기간 청탁성 뇌물을 받으며 중독된 것 아닌가 싶다”며 “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다고 해서 뇌물을 받으면 되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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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대화 내용 檢 제출…"직무관련성 인정" 주장
서울의소리는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브랜드 가방을 받는 장면을 촬영해 보도했다. 이후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해당 영상을 보도하며 검찰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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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표는 이날 명품백 수수 장면이 담긴 30분 분량의 원본 영상과 함께 최 목사와 김 여사의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 일부를 미리 준비한 채로 검찰 조사에 임했다. 메신저 대화 내용 중에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인사 청탁을 하는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백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는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고, 청탁금지법 위반뿐 아니라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이날 검찰 출석 직전엔 윤 대통령 부부를 대검찰청에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고발장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6월에도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180만원가량의 명품 브랜드 향수와 화장품 등을 받았으며, 성명불상자로부터 금융위원 인사 청탁을 받은 정황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백 대표는 또 최 목사가 아파트 경비실 등을 통해 김 여사에게 40만원 상당의 양주를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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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소환'의 고차방정식…檢 고심 중인 변수는
지난 13일 검사장급 인사로 기존 송경호 중앙지검장이 떠나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6일 취임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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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백 대표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검찰은 김 여사를 제외한 사건 직접 관계인 및 고발인 조사를 모두 끝마치게 됐다.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결정해 수사를 마무리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2일 이원석 검찰총장은 전담수사팀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당부한 핵심 원칙 중 하나도 '신속성'이었다. 수사팀 역시 내부적으로 이달 내에 수사 결론을 내겠다는 목표로 소환 일정 등을 조율해 왔다. 수사팀은 아직 김 여사 소환 필요성에 대해선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검찰 입장에서 김 여사 소환은 처벌 가능성과 검찰 후속 인사, 현직 대통령 배우자 소환이라는 무게감 등 3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론을 내려야 할 사안이다. 우선 청탁금지법은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어긴다 해도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점이 소환의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최 목사를 소환해 명품백 제공의 직무 관련성 등을 캐물었는데 이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일 뿐 청탁금지법 위반에 따른 처벌로는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에 관한 처벌 조항이 없는 만큼 소환해 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당사자의 진술을 듣고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선 소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공존하는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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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檢 후속인사…지휘라인 이어 수사팀도 교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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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검사장급 인사로 이 사건을 지휘해 온 중앙지검의 검사장·1차장검사가 전보됐고, 이르면 오는 27일 고검 검사(차장·부장검사)급 후속 인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전담수사팀 소속 검사들 역시 인사이동 대상이란 점을 감안하면 속도를 높여 후속 인사 단행 전 결론을 내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인사를 앞두고 뒤숭숭한 상황에서 쉽사리 결론짓고 속도를 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 사건 수사와 인사가 맞물리면 수사팀 주요 인력을 유임시키거나 수사 업무 범위에 있는 직위로 발령내는데, 지휘라인이 전부 바뀐 이번 검사장급 인사를 보면 수사팀 소속 검사들도 대폭 교체될 수 있어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검찰 후속 인사까지 짧으면 1주일 남짓 남았는데 그 사이에 그간의 수사 결과를 종합해 지휘라인에 보고하고 결론까지 내기엔 촉박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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