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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英 문화예술계 백인 상류층 장악…다양성 후퇴 '우려'"[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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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사진 분야 종사자 8.4%만 노동자 가정 출신

선임 연구원 "예술·문화·유산분야 불평등 지속"

뉴스1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전경. 2023.09.28/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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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의 문화예술계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이 백인과 상류층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인종적 측면에서 봤을 때 백인에게 편중되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독립 싱크탱크인 '창조적 산업 정책·증거 센터(Creative Industries Policy and Evidence Centr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예술과 문화, 유산(遺産) 분야의 백인 비율은 9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3년 기준 영국 전역에 있는 가구를 표본으로 실시하는 노동력조사(LFS)에서 나타난 관련 분야의 백인 비율인 85%보다 높은 수치다.

계급 불평등 측면에서는 예술, 문화, 유산 부문 종사자 가운데 60%는 중산층에 해당하는 '관리직 또는 전문직' 가정에서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LFS 조사에서는 약 43% 정도였다.

영국 전체 노동인구 가운데 23%가 노동자 계층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예술과 문화 영역에서는 극히 일부분만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나 TV, 비디오, 라디오, 사진 분야 종사자 가운데는 약 8.4%만이 노동자 가정 출신이었다. 또한 박물관, 기록 보관소, 도서관도 일하는 직원 가운데 불과 5.4%만 노동자 계층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창조 산업에서 일하는 관리자와 감독 직책 가운데 여성은 34%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선임 연구원인 마크 테일러 박사는 "이번 최신 보고서는 인구조사 데이터를 사용해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인구 통계학 전반에 걸친 뿌리 깊은 불평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예술과 문화, 유산이 다른 분야보다 더 포용적으로 간주하는 점도 확인했다"며 "예를 들어 해당 분야의 종사자들은 성 소수자일 가능성이 더 높고 창작 활동에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도 더 높다"고 설명했다.

테일러 박사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예술, 문화, 유산 분야에서 인력과 관객 양쪽 모두 다양성이 부족하고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 예술이나 문화계 종사자가 불균형적으로 많은 것은 관련 기관 활동이 그만큼 수도권 지역에 쏠려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소외 계층의 청년들이 예술 분야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단체인 아츠 이머전시(Arts Emergency) 공동 설립자 닐 그리피스는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수치가 전혀 놀랍지 않다고 했다.

그리피스 대표는 "이 문제는 적어도 4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점점 더 악화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정부, 국가, 산업에 대한 끔찍한 성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불공정한 임금이나 업계 네트워크 접근성에 대한 부족 문제도 있지만 주로 제시되는 해결책이 단발성 제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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