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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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물리는 미국의 조처가 8월부터 시행된다. 반사이익이 기대되며 현대차 주가가 5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가 2%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국내 완성차 기업이 본격적인 수혜를 보려면 유럽연합(EU) 등 또다른 국가들의 중국산 관세 인상 동참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무섭게 활로를 뚫어놓아서다. 유럽연합도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에 나설지, 멕시코 등을 통한 중국의 미국 우회 진출이 막힐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2일(현지시각) 8월1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의 관세를 25%에서 100%로 올린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도 미국산 대형 수입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검토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전날(22일) 시장에서 현대차 주가가 폭등세(종가 27만7천원·1974년 상장 이래 최고치)를 보였지만,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입지가 좁은 탓에 당장은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엔 큰 영향이 없거나 일부 수혜만 예상되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세(현행 25%) 등으로 중국 전기차는 아직 미국 시장에 제대로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5대에 불과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8%로 테슬라(55%)에 이어 2위였다. 중국의 맞불인 ‘수입차 관세 인상’도 현대차그룹엔 큰 여파가 없을 전망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 중 중국 비중은 5%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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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현대차 주가 급등의 요인을 미·중 관세분쟁에 더해 외국인들의 테마주 교체에서 찾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외국인은 현대차 주식 233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는데 지난 2월2일(5532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주식을 사들였다. 임은영 삼성증권 모빌리티팀장은 “미·중 관세 전쟁뿐 아니라 주주 환원 정책 기대감으로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팔고 자동차 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중국산 관세 인상이 다른 국가로 도미노처럼 퍼져나가야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 전기차는 지난해 유럽시장 전기차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렸다. 바이든 행정부가 유럽에 관세 인상 동참을 요구한 이유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관세 인상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다수의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과 전기차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미국처럼 대폭 관세를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의 미국시장 우회 진출이 막힐지도 관심이다. 중국 전기차는 멕시코를 대미 수출의 교두보로 뚫고 있다. 한아름 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중국산 관세 인상에 유럽 등 다른 국가가 동참할지, 멕시코 등을 통한 우회 진출을 미국이 어떻게 차단할지가 앞으로 우리 기업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의 반사이익 기대로 치솟던 현대차 주가는 23일 전날보다 1.99% 내린 27만1500원에 마감됐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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