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Road to UFC 시즌1 파이널은 50초-8분 19초로 2-1 판정승에 대한 논란까지 생길 정도였다. 이정영은 2024년 2월 UFC 정규 데뷔전을 만장일치 판정으로 이겼지만, 그래플링 우세 시간은 4분 29초-5분 18초로 상대보다 짧았다.
사연이 없진 않다. 이정영은 RTU 페더급(-66㎏) 8강 토너먼트를 우승하여 UFC에 진출하겠다는 열망이 간절하여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한 무릎 문제를 숨기고 시즌1에 참가했다.
이정영(왼쪽)이 Road to UFC 시즌1 페더급 토너먼트 결승 상대와 첫 대면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TK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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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뜻대로 사용할 수 없어 최대한 주변 근육을 활용해 버텼지만, 아무래도 레슬링 공방 등 그라운드 상황에 원활히 대처하긴 어려웠다.
상대가 들어오면 주짓수 공격이나 주먹으로 반격하는 전략으로 Road to UFC 시즌1 준준결승·준결승 2경기를 78초 만에 팔가로누워꺾기 및 펀치 KO로 이긴 것이 더 대단한 이유다.
정식 계약을 따낸 후 받은 수술과 재활은 순조로웠다. 이정영이 UFC 첫 경기 테이크다운을 3번 시도하여 2회 성공하는 동안 상대 3차례 레슬링 공격을 모두 저지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정영이 UFC on ESPN+ 93에서 블레이크 빌더를 팔꿈치로 때리고 있다. 사진=TK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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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넘어뜨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리한 포지션을 지키고 만들기 위한 세밀한 그라운드 기술을 구사할 정도로 무릎이 완전히 다 나을 만큼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다.
이정영은 “레슬링과 주짓수를 깊이 있게 훈련하지 못했다. 킥도 많이 찰 수 없었다. 아직 무릎이 100%는 아니라고 느껴졌다”며 UFC 데뷔전을 돌아봤다.
UFC 김대환(45) 해설위원은 MK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아쉽지만) 레슬링 능력치를 높게 타고난 스타일은 아닌듯하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는 단점이다. (무릎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레슬링은 계속 보강해야 한다”며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정영(오른쪽)이 Road to UFC 시즌1 준준결승에서 넘어지고 있다. 사진=TK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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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경기에서 KO/TKO로 다섯 차례 이겼다. 아마추어 포함 종합격투기 통산 서브미션 5승. 타격과 주짓수의 강점이 뚜렷한 만큼 레슬링 약세가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부상이 없다면) 신체 능력은 (UFC 기준으로 봐도) 정말 좋다. 이런 피지컬을 잘 살릴 수 있는 여러 승리 공식을 가지게 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때려눕히거나 조르기 혹은 관절기로 항복을 받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고 조언했다.
UFC 첫 경기에서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유효타 적중 49-19 및 성공률 59%-39% 등 적극성과 정확도를 겸비한 타격전 ▲ 50초 가까운 그래플링 열세 시간을 만회한 레슬링 유효비율 66% 및 수비 100% 성공 등이 그러했다.
이정영(오른쪽)이 UFC on ESPN+ 93에서 블레이크 빌더의 배를 주먹으로 공격하고 있다. 사진=TK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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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해설위원은 “(모두를 매 경기 단번에 제압할 수 없다면) 이정영 역시 때로는 채점단으로부터 1포인트라도 더 받겠다는 쪼잔한 마음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마치 수학자처럼 세밀하게 상대 특성을 분석하여 어떻게 점수를 딸 것인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설명했다.
종합격투기 랭킹 시스템 ‘파이트 매트릭스’는 5월 27일 이정영을 UFC 페더급 파이터 79명 중에서 40위로 평가했다. 이제 1승을 거둔 만큼 어쩌면 당연한 위상이다.
김대환 해설위원은 “(KO/서브미션) 결정력을 타고났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이것만으로는 꺾을 수 없는 선수가 분명히 즐비할 것”이라면서도 “좀 더 지능적으로 맞붙을 수 있다면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이정영을 응원하며 UFC 성공을 전망했다.
이정영 UFC on ESPN+ 93 만장일치 판정승. 사진=TK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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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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