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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영국 KCL "젊은층서 성평등 인식 퇴보…연령대 차이 커"[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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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7세 남성 응답자 가운데 60% "여성 평등 지나치게 발전"

"제로섬 관점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신중한 해결책과 조치 필요"

뉴스1

영국 런던에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전 총리가 '교육의 힘'을 주제로 세션을 주최하고 있다. 2021.07.29/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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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성평등 인식에 대한 개선이 갈수록 더디고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 대학교 여성 리더십 글로벌 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51%가 '남성이 성평등을 위해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46%는 '남성이 현재 차별받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16~27세 남성 가운데 60%는 '여성 평등이 지나치게 발전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젠지(Generation Z)세대는 '자녀와 함께 집에 머무는 남자는 덜 남자답다'는 말에 동의할 가능성이 베이비붐 세대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젠지 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연령대를 말한다.

줄리아 길라드 킹스 칼리지 런던 대학교의 여성 리더십 글로벌 연구소장은 영국 문학예술 축제인 헤이 페스티벌(Hay Festival)에 참석해 관련 여론조사와 연구 내용을 언급하고 연령에 따라 성평등을 인식하는 차이가 벌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놀랍고도 예상치 못한 것은 연령에 따른 차이"라며 "16~27세 남성 가운데 60%가 '여성 평등이 지나치게 발전했다'고 언급한 비중은 그 어떤 다른 연령대보다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페미니스트로서 캠페인 과정에서 성평등에 대한 미사여구가 실제로 성평등이 모두에게 더 좋을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충분히 신중했는지 스스로에게 어렵고 깊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불공정한 혜택을 얻는 게 아니라 그 누구도 성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에 대한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이 결국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더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과도기에는 민감하지만 종착점은 사람들이 수용하는 것"이라며 "여성이 남성의 일자리를 빼앗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생각을 없애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라드 소장은 "여성 리더십 연구 조직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지금의 연구 토대가 빈약하고 문제를 명확하게 볼 필요가 절실할 정도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킹스 칼리지 런던 대학교의 최근 연구에서는 정치적 견해에 대한 성별 격차도 역대 최대치로 나타났다. 젊은 남성은 젠더와 포용 문제에 우파 성향이 강한 반면 여성은 진보적 성향이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길라드 소장은 이같은 경향이 향후 정치 발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젊은 남성층의 태도 형성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길라드 소장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력적인 포르노에 대한 조기 노출과 온라인상에서 여성을 정복함으로써 남성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식으로 퍼지는 유해한 남성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존 미디어가 정치 분야에서 젠더를 예전보다 잘 다룬다고 하지만 소셜미디어(SNS) 이면에서는 훨씬 더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여성 가운데서도 유색인종 여성을 대상으로 한 학대 행위가 SNS상에서 퍼지는 사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길라드 소장은 국민들이 의사 결정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직접 민주주의의 또 다른 형태를 도입하는 방안을 예로 들면서 신중한 해결책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길라드 소장은 지난 2010년 여성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호주 총리에 당선돼 2013년까지 재임했다.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방한했고 2014년에는 '새로운 아시아의 설계'를 주제로 열린 제주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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