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조성 필요성에 시장 및 전문가 공감대 형성
출자자(LP)들 "투자형식보다 투자실질 및 사업성이 핵심"
부동산 전문 A 운용사 고위관계자는 "블라인드펀드라는 개념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도입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며 "블라인드펀드라는게 결국 운용사의 업력이 쌓여야 하고 실력이 검증돼야 투자자들이 돈을 믿고 맡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동산 투자사들이 블라인드투자를 운용할 수 있는 트랙레코드(실적)를 쌓는 데까지 경험 축적의 기간이 필요했다는 해석이다. 운용 경험이 쌓이면서 약 5~6년 전부터 부동산 전문 투자에서도 블라인드펀드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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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부동산 블라인드펀드에 대한 '긍정적' 의견이 우세하지만, 출자자(LP)들의 입장에는 미묘한 온도 차가 존재한다. 당장의 시장 상황을 보면 블라인드펀드 방식이 시장의 자금경색을 해결하는데 적합한 수단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방식의 변화보다는 사업성 분석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판단해서다.
B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번 부동산 PF 사태의 본질은 투자자의 투자방식의 문제라기보다 사업 주체의 저금리 시절의 과도한 차입이나 무리한 사업추진, 그에 편승한 투자자의 무분별한 리스크 테이킹(위험감수) 등이 합쳐진 것"이라며 "투자방식 등 형식도 중요하지만, 투자의 실질에 더 큰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관별 업력이나 리스크 수용 정도, 수익에 대한 목표, 현재의 자산구성 등에 따라서 투자방식을 유연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건 집중리스크 회피, 즉 분산투자를 강조하는 말"이라며 "블라인드펀드는 이름 그대로 LP들이 투자 대상을 사전적으로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고 비슷한 형태의 투자 건들을 여러 개 담으면 결국 숫자만 늘었을 뿐 근본적인 위험은 분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라인드펀드는 사전에 투자 대상에 대한 명확한 정의, 구조, 조건 등 가이드라인에 대한 설정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운용사의 역량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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