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가 3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법원을 나서고 있다. 윌밍턴/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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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죄 평결을 받은 지 나흘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재판 내용과 결과가 대선에 미칠 영향이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인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놓고 아내 질은 직접 방청하면서 아들을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2018년 마약 복용 사실을 숨기고 총기를 취득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기소된 헌터는 3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재판 첫날인 이날에는 배심원 12명이 선정됐다. 재판은 2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기소된 현직 대통령 아들인 헌터의 재판에는 아내와 함께 그의 계모이자 바이든 대통령의 아내인 질이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많은 미국 언론이 법정 안팎에서 취재에 나선 가운데 방청석 첫 줄에 앉은 질은 휴정 시간에 일어나 헌터를 길게 껴안아주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헌터의 동생이자 질의 친딸인 애슐리도 법정에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례적 성명을 발표하며 헌터를 응원했다. 그는 “질과 나는 아들을 사랑하고, 우리는 오늘의 그가 자랑스럽다”며 “그가 회복을 위해 발휘한 힘은 우리를 고무시킨다”고 했다. 헌터가 마약 중독에서 벗어난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또 “나는 대통령으로서 계류 중인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지만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신뢰, 그의 용기에 대한 존중을 갖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헌터의 재판은 바이든 대통령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유죄 평결과 파장을 비교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헌터에게 적용된 죄목은 최장 징역 25년에 처할 수 있는 것이지만 초범이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찾기 어렵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 견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등의 외국 기업에 취업해 거액을 번 게 아버지의 후광 덕이라는 시비의 대상이 된 헌터의 재판 자체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좋은 소재는 분명히 아니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헌터를 기소한 데이비드 와이스 특별검사 쪽은 재판 과정에서 헌터와 이혼 수당 다툼을 벌이는 전처, 형 보가 사망한 뒤 그와 사귄 형수를 증인으로 부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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