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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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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富)리핑] 여전히 '조물주 위에 건물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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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증식의 최종 목표가 된 빌딩매입

1분기 서울 중소형 빌딩 평균 매매가격 85억원

10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올라

월세 수익 빼고도 높은 차익 얻었지만

최근 고금리 흐름, 공실률 증가 주목

급매 늘며 매매가격 상승률 주춤

임대수익 불확실성도 갈수록 커져

아시아경제

이종아 KB국민은행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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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는 왜 모두의 로망이 되었을까. 누구나 한번쯤은 건물주가 되고픈 꿈을 품어봤을 터다. 유명 연예인이 빌딩을 사서 몇 년 만에 얼마의 차익을 남기고 팔았다는 소식을 심심찮게 접한다. 서점가에는 건물주가 되기 위한 다양한 지침서가 눈에 띈다. 장래희망으로 건물주를 꼽는 어린이도 많아진 지 오래다.

어느덧 자산 증식의 최종 목표가 된 빌딩 매입. 이는 대로변에 높이 솟은 대형 오피스 빌딩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내 집 주변에 흔히 보이는 상가와 소규모 사무실 등이 있는 중소형 빌딩, 소위 ‘꼬마빌딩’을 말한다. 꼬마빌딩 소유는 어떻게 모든 이의 로망이 되었을까. 그 해답의 실마리를 KB부동산 중소형 빌딩 통계에서 찾아보자.

KB부동산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KB 상업용 부동산 투자지수’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중소형 빌딩 평균 매매가격은 85억6365만원이다. 이는 5년 전 동기 대비 50%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올랐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중소형 빌딩의 월세 수익을 제외하고도 높은 자본 차익을 얻은 것이다. 선호 지역인 서울 강남권 상황은 어떨까. 이 지역 꼬마빌딩 매매가격은 다른 지역보다 비싸기로 유명하다. 1분기 매매가격은 118억4016만원으로 10년 전보다 2.6배 높다.

KB국민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현재까지 흐름을 살펴보면 시장 급등락에도 불구하고 서울 중소형 빌딩 매매가격지수는 크게 하락한 경우가 거의 없다. 통장에 매달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세 외에도 건물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함께 높은 투자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매력적인 상품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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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도 꼬마빌딩 투자 매력은 유효할 것인가. 크게 두 가지 흐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2023년 금리가 급등한 이후 중소형 빌딩 매매가격지수가 출렁이고 있다. 매년 평균 10%를 웃돌던 전년 동기대비 상승률이 최근 들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올 1분기에는 0.09%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전 분기와 비교하면 2% 이상 하락했다. 이는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을 많이 받아 구입한 빌딩에 부담을 느낀 소유주가 급매로 매각에 나선 시장 상황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꾸준히 늘어나는 상가 공실률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2024년 1분기 13.7% 수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증가한 공실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상가 공실률은 8%대로 다른 지역보다는 다소 낮은 편이나 강남대로변에도 여전히 비어있는 상가들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고금리·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소비 패턴의 변화로 상가 시장도 큰 변화를 맞았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가져다주던 중소형 빌딩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물론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건물 가치 희소성이 커지면서 빌딩 매매가격이 큰 폭의 하락 없이 유지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은 일부 지역 꼬마빌딩 중심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해볼 수는 있겠다. 하지만 단순 임대수익만으로는 예전만큼 안정적인 투자상품의 자리를 지켜 내긴 어려울 수 있다. 꼬마빌딩은 가격대가 높은데다 입지 분석, 임대 관리, 공실 위험 등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꼼꼼히 살펴보고 전문가 상담도 필수다. 꼬마빌딩을 갖고 싶다는 꿈을 좇기보단 신중함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종아 KB국민은행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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