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기 투자가 부메랑으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손실도 현실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빌딩. 이지스자산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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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2조4,000억 원 규모가 잠재적인 부실 우려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호황기에 투자했던 미국, 유럽 지역의 상업용 건물에서 공실이 발생하면서 손실 가능성이 커진 것인데, 추가 하락 위험도 높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7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9월 말 대비 1조2,000억 원 늘었다. 이는 금융권 총자산의 약 0.8% 수준이다.
보험사가 31조3,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11조6,000억 원), 증권사(8조8,000억 원), 상호금융(3조7,000억 원), 여전사(2조1,000억 원), 저축은행(1,000억 원) 순이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금액이 34조8,000억 원으로 전체의 60.3%를 차지했으며, 유럽 11조5,000억 원(20%), 아시아 4조2,000억 원(7.3%)이었다.
금융사가 단일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는 35조1,000억 원으로 이 중 2조4,100억 원(6.85%)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선순위 채권자에 이자 혹은 원금을 못 주거나, 자산가치 하락으로 담보인정비율(LTV) 조건이 미달한 부실 사업장을 의미한다. EOD 규모는 지난해 2분기 1조3,300억 원에서 6개월 만에 1조 원 이상 늘었다.
금융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의 부실 규모가 커진 이유는 주요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는 2022년 초 고점 대비 25%가량 내렸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 하락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나 추가 가격 하락 위험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부동산 투자규모가 전체 금융사 자산 규모 대비 크지 않고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사가 운용한 해외 부동산 펀드의 손실도 현실화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의 트리아논 빌딩 현지 대주단으로부터 대출 만기가 불가능하다고 최종 통보받았다. 이로 인해 대출 계약의 EOD가 발생했고, 투자를 위해 설립한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은 도산하게 됐다. 이 펀드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만 4,000여 명으로, 1,754억 원이 투입됐다. 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79%로, 정확한 투자자 손실 규모는 자산 처분이 이뤄진 후 확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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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04185100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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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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