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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경영 보폭 빨라진 이재용… '갤럭시' 직접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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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언팩' 앞두고 버라이즌 CEO와 협력방안 논의

폴더블 이어 세계 최초 AI폰 등 '퍼스트무버' 위상 강화

6월 중순까지 30여건 일정 소화… 신성장동력 발굴 속도

아주경제

지난 2021년 11월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CEO와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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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를 둘러싼 글로벌 경영위기가 확대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현장경영 보폭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4월 반도체 공급망 점검을 위해 유럽으로 날아간 이 회장은 이달 미국을 찾아 스마트폰 사업도 직접 챙겼다. 첨단산업을 두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노조 파업, 사법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총수 역할론'을 강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만나 차세대 통신분야 및 갤럭시 신제품 판매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미팅에는 삼성전자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최경식 북미총괄(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 및 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기술 전망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버라이즌 고객 대상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협력 △하반기 갤럭시 신제품 판매 확대 협력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갤럭시 신제품 관련 공동 프로모션과 버라이즌 매장 내에서 갤럭시 신모델의 AI기능을 체험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미팅 후 이 회장은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이번 출장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고객사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내달 '갤럭시 언팩'을 통해 갤럭시Z폴드6·플립6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하면서 수년간 시장을 지배했지만, 지난해 부활한 화웨이의 공습에 올 1분기 폴더블폰 시장 선두 자리를 내준 상태다.

삼성전자는 5대 매출처이자 글로벌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의 협력을 강화해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로, 양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 등에 걸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이 2020년 체결한 '5G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장기공급 계약'은 7조9000억원 규모로,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수주를 계기로 미국 5G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이 갤럭시 단말기부터 네트워크 장비까지 광범위하게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삼성전자의 앞선 기술력은 물론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의 오래된 인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 콩그레스(MWC)'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베스트베리 CEO가 버라이즌으로 옮긴 뒤에도 이어져, 5G 분야의 대규모 장비 공급 계약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회장은 계약 과정에서 수시로 화상 통화를 하며 새로운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단말기 분야에서도 올해 초 세계 최초의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를 출시하며 글로벌 통신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서의 위상을 키워가고 있다.

글로벌 통신 업계는 지난 10년간 '비디오 콘텐츠'가 통신 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것처럼 향후 10년은 'AI'가 산업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하며 삼성의 '갤럭시AI'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신 갤럭시S24 제품 이외에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3 △갤럭시Z폴드5·플립5 △갤럭시탭S9 등 기존 제품 고객들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AI 저변 확대를 선도하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출국했다. 버라이즌을 비롯해 미국의 주요 IT, AI, 반도체, 통신 관련 기업 CEO 및 정관계 인사들과 릴레이 미팅을 이어간다.

뉴욕과 워싱턴DC 등 동부는 물론 서부의 실리콘밸리까지 아우르는 이번 출장은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매일 분 단위까지 나눠지는 빽빽한 일정 30여건이 이달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아주경제=이성진 기자 lees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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