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육은 1년 단위... 복학 강제한들 정상화 안 돼"
"내년 의대 교육여건 파악 대학별 정원 조정" 주장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전체 휴진을 결의한 가운데 7일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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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거점국립대 교수들이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하며 장기간 수업을 거부해 유급 위기에 처한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내후년 의대 정원을 재조정할 것도 요구했다. 내년 의대 증원이 확정된 뒤에도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집단 휴진을 예고하는 등 의정 갈등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질 않자 학생 보호에 나선 걸로 보인다.
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거국연)는 11일 '교육 및 의료 파행을 막기 위한 구체적 조치 요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거국연은 강원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서울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9개 대학 교수회 회장으로 구성됐다.
단체는 넉 달째 이어지는 의대 학사 파행 등 난제 해결을 위한 첫 조치라면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각 대학 총장은 의대생 휴학을 승인하고 그들이 적절한 시기에 복학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의대생 복귀 방침에는 "의대 교육은 1년 단위로 진행돼 복학을 강제한들 (학사가) 정상화되지 않는다"면서 "교육 여건이 악화됐는데 유급마저 발생하면 올해 신입생은 졸업할 때까지 6년 내내 정원의 두 배가 넘는 동료들과 수업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내년도 증원을 확정한 만큼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즉시 휴학을 승인해 교육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 학생들의 경제적 피해도 보상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몇몇 대학과 의대 학장들도 의대생 휴학 승인의 불가피성을 주장했지만 교육부는 동맹휴학 승인은 "정책상 안 되는 게 아니라 법령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거국연은 아울러 대규모 증원에 따른 의료 교육 부실화를 우려하며 내후년 이후 의대 정원 재조정을 요구했다. 단체는 "공신력을 갖는 의학교육평가원이 각 의대의 제반 시설과 교수 충원 현황 등을 2025년 기준으로 파악하면 정부가 각 대학과 협의해 정원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비의과대학의 학사 운영 파행과 학문생태계 파괴를 막을 종합적 대책도 정부가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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