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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폰에선 AI 안돼, 아이폰 슈퍼사이클 온다"…애플 7%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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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AI(인공지능) 전략에 투자자들이 하루 늦게 반응하면서 애플 주가가 급등했다.

애플은 시가총액 순위에서 다시 엔비디아를 누르고 2위로 올라섰으며 1위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격차도 좁혔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AI 전략으로 아이폰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주가는 11일(현지시간) 7.3% 급등한 207.15달러로 마감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하루 상승률은 2022년 이후 처음이며 애플 주가가 하루에 7% 이상 오르기는 지난 3년 동안 이번이 3번째다.

머니투데이

애플 올들어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이로써 애플의 시가총액은 3조1760억달러로 엔비디아(2조9790억달러)를 다시 앞섰다. 마이크로소프트(3조2160억달러)와의 차이도 줄어들었다.

이날 종가 기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의 시총 격차 400억달러는 지난 1월26일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애플은 지난 1월24일부터 시총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리기 시작했다.

애플은 전날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개막식에서 AI 전략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하락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호평이 이어지며 분위기가 반전돼 이날 주가가 급등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벤 라이츠는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의 AI 기능은 올 가을에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 프로맥스, M1 이상의 칩을 탑재한 아이패드와 맥, 그리고 향후 나올 제품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며 "AI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코로나 기간 동안 구입한 아이폰 등 기존 제품은 모두 구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이제 향후 2년간 아이폰 매출액을 약 20% 끌어올릴 수 있는 슈퍼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란 점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D.A. 데이비슨의 애널리스트인 질 루리아는 애플이 구형 아이폰에서는 AI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데 대해 애플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플 주가가 시장 평균 대비 초과 수익률을 올렸던 마지막 때는 아이폰 12 사이클 때였는데 애플은 당시 중요한 기능(5G)을 구형 아이폰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 주가가 아이폰 12 업그레이드 사이클이 시작되기 전 해부터 그 다음해까지 3배 이상 올랐다며 "애플 주가가 지난 1년과 3년 사이에 거의 보합권에 머물러 있었던 만큼 제품 사이클상 주가 상승세 상당 부분이 향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루리아는 애플이 AI 경쟁에서 독특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며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검색과 사진 편집, 요약, 텍스트 생성 등의 기능이 AI 사용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아이튠즈가 애플에 도움이 됐던 것처럼 AI도 애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애플이 이러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으며 어쩌면 빠른 시간 안에 이런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애플이 유일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로젠블라트의 바톤 크로켓은 애플이 주요 경쟁사들과 달리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AI 전략을 추진하기로 한데 대해 주목했다. 독자적으로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양의 엔비디아 GPU가 필요한데 애플은 자체 생성용 AI 개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애플은 기기 내에서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기능들을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로 제한하며 다른 기업들과 협력함으로써 값비싼 엔비디아의 칩과 서비스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도 매력적인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니드햄의 로라 마틴은 "WWDC 기조연설에서 소비자들이 현재 예상되는 것보다 아이폰을 더 빨리 구매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다"며 생성형 AI가 "유일한 희망이었지만 이 희망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자체적인 생성형 AI 개발 계획을 밝히지 않은데 대해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마틴은 애플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20달러를 유지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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