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오는 7월 4일부터 향후 5년간 중국산 전기자동차 수입에 최대 38%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BYD와 지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SAIC)에는 각각 17.4%, 20%, 38.1%의 개별 관세율을 별도로 정했다. 중저가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를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공산이지만 중국은 현지 공장 구축으로 생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BYD는 최근 헝가리에 공장 증설용 토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튀르키예에도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기업과 손잡고 진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체리자동차는 스페인의 에브로와 올 4분기 현지 공동 생산을 앞두고 있고 지리자동차는 일렉트로모빌리티폴란드와 폴란드 현지 생산에 나선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립모터도 스텔란티스와 함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 밖에 만리장성모터스와 동펭, SAIC 등도 유럽 주요 거점에 공장 설립을 협상하고 있다. 모회사가 중국 지리차인 볼보는 전기차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유럽 벨기에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배터리업체인 CATL은 독일에 이어 헝가리에 73억 유로(약 10조9250억원)를 들이는 유럽 최대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중국 메이커의 유럽 현지 생산이 본격화하면 국내 기업들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유럽에서 전기차 13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현대차는 유럽 체코공장에서 코나 일렉트릭을 생산했고 기아 슬로바키아공장은 2025년부터 유럽 시장에 판매할 전기차를 만들 예정이다. 현대차 튀르키예 공장도 전동화 모델을 생산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는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의 진출이 예고돼 있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준대형 SUV 아이오닉 9과 중형 SUV 투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을 포함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중국 브랜드의 현지 공장 구축 속도가 빨라지고 더 나아가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 진출이 이어질 경우 국내 완성차 입장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약 4만5999유로(약 6830만원)였다. BYD의 돌핀 가격은 2만9964유로로 평균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어 관세를 부과해도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BYD는 최소 4000만원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인 씰 U DM-i도 내놨다.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중동,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서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주요 국가의 규제 상황을 보면 현지 공장을 늘려나가야 하지만 국내 공장의 인력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의 지원도 요구된다"며 "신흥국으로 중국산 차가 물밀듯이 밀려 들어올 수 있어 이 시장에서의 전략도 촘촘하게 짜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권가림 기자 hidden@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