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를 향해 어린이가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오른손에는 비닐봉지를 들고 있습니다.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식당 앞 주차장입니다.
운전석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더니, 경찰차 옆에 주저앉습니다.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한참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는 돌아갑니다. 들고 왔던 비닐봉지는 경찰차 옆에 남겨뒀습니다.
[박승범 / 경기북부경찰청 기동순찰1대 경감]
“과자봉지 있잖아요? 바퀴 쪽에 놓여져 있더라고요. 처음엔 오물을 갖다 버린 줄 알았죠."
비닐봉지 본 경찰은 오물인가 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이게 뭘까 했더니, 의외의 물건이었습니다.
[박승범 / 경기북부경찰청 기동순찰1대 경감]
"손편지 놔두고 '고생하십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렇게 쓰여 있는 거예요. 어린이가 무릎을 꿇고 더운 날씨에 손편지 쓴 게 너무 귀엽고”
삐뚤빼뚤 손편지엔 이름이 없었습니다. 그저 4학년이라고만 쓰여 있었습니다. 경찰은 인근 초등학교를 전부 수소문한 끝에 손편지의 주인공 화도초등학교 4학년 차예성 군을 찾았습니다.
[차예성 / 손편지 주인공]
“순찰하다가 힘드실까 봐 먹으면서 하시라고, 뻥튀기 판매하고 있길래 (샀어요.)”
1주일 용돈이 5000원인 차예성 군은 경찰 아저씨들을 위해 3000원짜리 뻥튀기를 샀습니다. 일이 커질까 봐 이름과 학교를 남기지 않았는데, 정작 경찰 연락을 받고는 많이 기뻤다고 했습니다.
[차예성 / 손편지 주인공]
“기분이 마치 하늘을 나는 것 같았어요. 경찰관들이 쓰는 장비 구경하고 아이스크림도 사주셨어요. 무전기가 휴대폰처럼 전화도 되고 카메라도 되고 신기했어요.”
지난 5일 경기북부경찰 기동순찰대는 차예성 군과 1시간가량 순찰을 돌았습니다. 차예성 군의 꿈은 경찰관이 되는 겁니다.
[차예성 / 손편지 주인공]
“(경찰관이 되면) 힘도 세지고 나쁜 사람도 해치울 수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 그런 꿈을 가진 것 같아요.”
차예성 군 덕분에 경찰관들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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