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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과징금 1400억' 쿠팡…쿠팡이츠 서비스도 영향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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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달앱 MAU 추이/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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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 검색순위 조작 등을 이유로 14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쿠팡이츠의 사업 축소 가능성이 주목받는다. 이번 처분으로 쿠팡의 대표 서비스인 로켓배송이 중단되면 여기서 나오는 매출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7일 앱(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전년 동기 대비 이용자 수가 급상승한 앱 순위 2위에 올랐다. 쿠팡이츠 이용자 수는 지난해 5월 348만명에서 올해 5월 698만명으로 350만명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사용한 앱 순위에서는 전체 48위를 차지했다.

2019년 등장한 쿠팡이츠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쿠팡의 투자 덕분이다. 쿠팡이츠는 쿠팡의 자금력을 통해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1000원 할인이라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가 하면 업계 최초로 무료 배달을 시행한 뒤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 파란을 일으켰다.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선언한 지난 4월 이후 쿠팡이츠 신규기기 설치 건수는 54만건으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35만건을 넘어섰다.

또 쿠팡이츠는 바로고 같은 배달 대행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배달 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으며 전국적으로 라이더를 확보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배달 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기에 전국 무료배달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기상 악화 등 라이더 수급이 부족한 경우에는 배달 건마다 높은 프로모션을 제시해 라이더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쿠팡이츠가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하기 시작한 뒤로 배민 등 다른 배달 업체에 라이더가 안 잡혀 배달이 늦어진다는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는 추세다.

쿠팡이 쿠팡이츠 등 신사업에 투자하는 비용은 현재 대부분 이커머스 매출에서 나온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이커머스 사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쿠팡의 커머스 활성 유저는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한 2150만명이다. 쿠팡은 쿠팡이츠 무료배송 도입 이후 주문량과 고객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대다수의 와우 멤버가 쿠팡이츠를 아직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쿠팡은 공정위 처분대로면 앞으로 로켓배송 서비스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전 국민 100% 무료 배송을 위한 3조원의 물류 투자와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 역시 중단할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와우 회원을 중심으로 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워지고 각종 투자를 중단한다면 향후 쿠팡이츠와 같은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축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배달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쿠팡이츠가 쿠팡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과 충격적인 전국 무료 배달 등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했는데 로켓배송이 중단되고 투자 규모가 축소된다면 더 이상 지금처럼 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무료 배달 자금 마련을 위해 배민도 구독제를 시작했는데 당분간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해부터 엄청난 흑자를 내는 상황에서 1400억원 과징금을 그대로 낸다 해도 사업의 방향성이 흔들릴 것 같지 않다"며 "지금도 영업이익 중에서 극히 일부분을 쿠팡이츠나 쿠팡플레이 같은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이번 처분으로 쿠팡이츠 서비스나 사업 확장에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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