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제22대 국회 원 구성과 관련해 17일 다시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합의를 요청했으나 결국 결렬됐다. 기존 입장 차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간 양당은 추후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원론적인 결론만 내렸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의 입장과 논리를 서로 설명하고 확인하는 대화가 길었다”며 “오늘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고 내일(17일)부터 양당 원내수석 간에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추가적인 진전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 저희도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최대한 양당 입장을 이야기하면서 이끌어낼 수 있는 합의에 대해선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왼쪽 세 번째)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 구성과 관련해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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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동은 우 의장이 운을 떼 성사됐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야 모두, 국민 보시기에 합당한 결론을 내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거듭 요청한다”며 다시 한 번 합의를 요구했다. 우 의장은 이어 “상임위원장 배분은 제1당 11개, 제2당 7개가 합당하다고 판단한다”며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 배분이라는 원칙에 부합하고, 무엇보다 국민은 여야가 함께 국회를 운영하는 모습을 바람직하게 여긴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 판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의 합의 요구에 여야 원내대표는 의장실에 모여 2시간가량 원 구성 논의를 진행했다. 그렇지만 시작부터 양당 원내대표가 기 싸움을 이어가면서 합의 결렬이 예고됐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법상 원 구성 마감 시한을 넘긴 지 10일째 되는 날”이라며 “합의할 때까지 원 구성을 더 늦추자는 것은 국회가 일을 하지 말자거나 법을 무시하는 말처럼 국민이 생각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 원 구성 관례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상임위 11개를 구성했다”며 “막판에는 민주당이 법사위를 양보하면 운영위와 과방위를 포기하겠다는 제안도 했다”고 맞받았다.

우 의장의 중재로 18개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은 막았지만, 여야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22대 국회 원 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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