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지일파로 한일 관계 개선에 역할 기대
일본 정부에 아그레망 신청, 공식 부임은 다음 달 말 예상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협력 추진 업무 맡을듯
日언론, 일본통 학자의 부임에 기대감 표명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4대 연구원장 신년 특별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박 원장에 대한 인사 검증을 마무리하고 일본 정부에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을 신청했다. 아그레망 절차는 통상 한 달 이상 걸려 박 원장은 다음달 말쯤 공식 부임할 전망이다.
1963년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학·석사를 한 박 원장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일본 정치’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일본 세계평화연구소 객연원구원, 일본 국립정책연구대학원 조교수 등을 거쳐 2004년부터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서울대 일본연구소장, 현대일본학회장을 역임한 박 원장은 2021년 8월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선거 캠프에 합류해 대일 외교정책의 기본방향을 다듬었고, 2022년 4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전문위원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윤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차관급인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한일 관계는 개선되고 있지만 강제징용, 위안부, 독도, 라인야후 등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이에 박 원장은 얽혀 있는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과 한일관계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끌어안게 됐다.
박 원장은 평소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해결하되 현재 가능한 협력과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협력은 열어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만큼 한일 협력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그는 현 정부의 ‘제3자 변제해법’에 대해서도 “1965년 한·일 기본조약 정신을 존중하면서 2018년 대법원 판결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한 정치적 결단으로 본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컸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박 원장은 주일대사 부임 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거사 문제 해결보다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한 실용적인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그 일환으로 신(新)한일공동선언 비전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장은 지난 2월 일본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한일공동선언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새로운 시대의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양국 정부가 지도자가 바뀌는 상황에도 뒤집을 수 없는 견고한 기반을 구축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 원장의 주일 한국대사 내정에 일본 언론은 ‘일본통’이 온다며 호평했다. 산케이신문은 “박 원장이 일본 도쿄대 특임교수와 게이오대에서도 근무했다”며 “일본통 학자로 일본어가 능통하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유력한 외교 브레인 중 한 명으로 일본의 정계·관계 인맥은 역대 대사 중에서도 가장 넓다”며 “윤 대통령으로부터 2025년의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박 원장은 현 정부의 초대 주일 한국대사인 윤덕민 대사를 이어 부임할 예정이다. 윤 대사는 2022년 7월 부임해서 약 2년간 재임했다. 통상 해외공관장의 재임 기간은 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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