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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1 (토)

제조 기술력에 AI 접목…LG전자, 신사업 '스마트팩토리' 키운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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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원년부터 2000억 수주·美 인텔과 협력…2030년 매출 1조 목표

시뮬레이션·로봇·생성형 AI 접목…미래 B2B 핵심사업으로 육성

뉴스1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정대화 사장(왼쪽)과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 송시용 상무가 18일 평택 디지털파크에서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LG전자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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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스1) 박주평 기자 = LG전자(066570)가 지난 66년간 축적한 제조·생산 데이터 및 노하우에 최근 역량을 중점적으로 키운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X) 등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2030년 매출 조단위(계열사 매출 제외) 사업으로 육성한다.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B2B(기업 간 거래)를 삼은 LG전자는 고객사에 대한 컨설팅부터 설계, 구축, 운영 등 전 제조 생애주기에 대해 종합적으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스마트팩토리 시장의 글로벌 톱티어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원년부터 2000억 수주…연말까지 3000억 목표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 원장은 18일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 러닝센터에서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LG전자 생산기술원에 스마트팩토리 사업 담당 조직을 신설했고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 시스템 솔루션을 여러 제조 기업에 공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 스마트팩토리 사업 경쟁력과 비전을 소개하면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은 LG전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스마트팩토리담당 송시용 상무는 "약 70년간 제조 공장을 설계하고, 지어봤고, 안정화했던 노하우는 어디서든 찾아볼 수 없다"며 "생산기술과 R&D 인력 1800명이 준비돼 있고, 스마트팩토리 구축 기술이 이미 검증되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마트팩토리 담당 조직의 인원은 영업조직, 컨설팅,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등 70여명이다. 올해 1월 사업을 시작한 지 7개월 만에 LG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외부업체 약 2000억 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고, 연말까지 3000억 원 달성이 목표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이차전지 및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물류업체 등이다.

고객사 대부분은 미국이나 아시아 지역에 새 공장을 지으며 인력난을 겪는 업체들이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과도 스마트팩토리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LG전자는 향후 반도체, 제약·바이오, F&B(식음료) 등 공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산업군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2030년에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외판(그룹 계열사 제외) 매출을 조단위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송 상무는 "고령화, 보호무역주의의 대두, 수요 다변화 등 글로벌 제조기업이 굉장한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스마트팩토리를 위기돌파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과거 스마트팩토리가 일부 구간에 적용하는 선택지였다면 이제는 필수 구축요소로서 세계적인 트렌드로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올해 1556억 달러(약 214조 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2685억 달러(약 37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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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생산기술원이 개발한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이 좁고 빛 반사가 있는 환경에서도 주행하는 모습을 테스트하는 모습(LG전자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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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쌓은 제조데이터, 영화 20만편…"산업계 명의 되겠다"

LG전자가 최근 10년간 축적한 제조·생산 데이터만 770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 고화질 영화 19만 7000여 편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출원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관련 특허는 1000건을 넘는다.

LG전자는 이에 AI와 DX를 연계함으로써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차별화할 계획이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생산·제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일례로 경남 창원시 LG전자 냉장고 생산라인에서는 13초마다 냉장고 한 대가 생산되는데, 냉장고 한 대를 200만 원으로 가정하면 10분의 지연이 곧 1억 원에 달하는 손실로 이어진다. 생산 속도(PPM)가 빠른 제품일수록 영향이 더 커질 수 있어 부품 공급, 조립, 포장, 검사 등 공정 사이에 지연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송 상무는 "경험과 노하우만 있다고 스마트팩토리를 만들 수 없다"며 "100여개 기술군별 고도화가 되어 솔루션을 지속해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사업자와 가장 차별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LG전자의 사업 지향점은 산업계 명의(名醫)가 되자는 마음가짐"이라며 "종합병원에서 환자를 문진하고, 처방·치료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사업 과정에서 로봇, AI 솔루션 등 필요한 자원은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송 사장은 "남들이 잘 구축한 인프라를 사용하는 관점에서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본다"며 "중국에 가면 엄청 싼 로봇이 많은데, 그걸 잘 활용하는가에서 실력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자동차 등 LG전자의 사업 분야가 아닌 고객사의 의뢰라고 해도 재료 운송, 포장, 출하 등 기본 공정이 유사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제품 넘어 무형의 영역 확장…미래지향적 사업구조 박차

LG전자가 경남 창원과 미국 테네시에 구축한 지능형 자율공장은 세계경제포럼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이후 창원 공장의 생산성은 17%, 에너지효율은 30% 올라갔고, 불량 등으로 생기는 품질비용은 70% 줄었다. 전 세계 40여 개 지역 60여 곳에 있는 LG그룹의 생산기지가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제품(HW)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 무형(Non-HW)의 영역을 결합해 미래지향적 구조로 변화시키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또 LG전자 '2030 미래비전'의 3대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B2B 사업의 고속 성장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B2B 사업은 B2C보다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만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에서 기본적으로 영업이익률 10%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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