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01 (일)

[사설] 체코 원전 대박, 윤 정부 '세일즈 외교'의 승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이 원전 강국 프랑스를 제치고 체코 원전 2기를 24조원에 수주했다. 한국은 추가로 2기 수주도 추진 중인데 성공하면 24조원이 늘어 모두 48조원이 된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다. 체코 원전은 윤석열 대통령과 산업부 장관, 한국수력원자력, 협력 업체가 '원팀'으로 뛴 결과인데 앞으로 폴란드·터키·영국·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의 원전 건설에도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수주는 체코가 한국 원전 기술과 시공 능력을 신뢰해서 이뤄졌지만, 이면에는 첩보작전에 가까운 외교적 노력이 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만나 체코 원전 건설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같은 기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윤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비밀리에 체코로 날아가 한국 원전의 우수성과 시공 능력을 설명하고 수주 활동을 벌였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친서에서 한국이 단순히 원전만 건설하지 않고 '산업 패키지 지원' 전략을 제시했다. 노후화된 체코의 제조업을 지원해 체코 산업이 반도체, 전기차 등 신산업으로 재편하는 것을 지원하고, 한국 기업과의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협력 방안까지 제시했다고 중앙일보가 전했다. 또 체코의 마음을 산 것은 '온-타임 위딘-버짓'(On Time Within Budget·계약 예산 내 적기 시공)인데 이를 통해 공사비 인상이나 공사 지연에 대한 체코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었다.

요제프 시켈라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은 17일(한국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한국수력원자력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며 "오늘은 체코 에너지와 경제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비용이 효율적이고, 프로젝트 구현을 신뢰할 수 있는 보장을 제공할 방안을 선택했다고 했는데 한국이 제시한 '온-타임 위딘-버짓'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4조원 초대형 계약을 하며 추가 비용과 공사 지연을 걱정했을 텐데 걱정을 덜어준 것은 탁월한 전략이었다.

윤 정부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을 청정에너지로 분류해 수출에 적극 나서는데, 체코 원전 수주는 대박 중의 대박이다. 체코 원전은 한국 원전의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정부, 한수원과 관련 업체가 원팀이 되어 체코 정부가 기대했던 것보다 우수한 원전을 계약대로 차질 없이 건설하는 것이다. 한국의 원전이 체코를 감동시킨다면 주변국들은 말하지 않아도 한국을 찾을 것이다. 체코 원전 수주에 큰 박수를 보낸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