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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수행 중 뇌출혈로 쓰러진 국장, 결국 외교부 떠나..."현행법상 면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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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전 남아시아태평양 국장
윤 대통령, 위로금·위로전 전달
외교부 직원들은 성금·응원글 모아
한국일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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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수행하다 싱가포르 현지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외교부 간부가 결국 외교부를 떠나게 됐다. 국가공무원법상 병가 최대 기간인 5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2018년 12월부터 병가 중이던 김은영 전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 국장에 대한 면직 절차가 이날로 마무리됐다. 김 전 국장은 현재까지 5년 8개월간 의식이 불명확한 상태로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김 전 국장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관계부처와 '복직 후 병가', '명예퇴직' 등 여러 대안을 검토했지만, 현행법상 면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공무원법에는 공무상 질병 휴직 기간을 3년, 이후 의학적 소견 등을 고려해 2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김 전 국장의 병가 기간은 이미 올해 1월말로 끝났으며, 면직 날짜도 1월 30일 자로 소급 적용된다.

명예퇴직을 신청하려면 본인이 직접 의사 표명을 하며, 복직 후 병가 역시 업무 수행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추가 병가가 어렵다는 게 외교부 입장이다. 외교부는 "명예퇴직과 면직 간에 경제적 측면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전 국장은 2018년 '공무상요양 승인'을 받았다. 그동안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의료비 상당부분과 간병비를 지원받아왔다. 장애 연금이 계속 나온다고 하지만 이미 2월부터 임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비 부담은 커진 상태다.

김 전 국장은 2018년 문 대통령의 아세안 정상회의와 에이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수행차 출국했다가 순방 일정 중 호텔 방에서 쓰러졌다. 문 대통령은 당시 상황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과로로 보인다.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 전 국장은 순방 수행 8개월 전 인사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지역국 국장에 임명됐다. 1994년 외교부에 입부했으며, 현재 유럽 지역 대사로 근무 중인 남편 역시 입부 동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김 전 국장 가족에게 위로전과 위로금을 전달했다. 외교부 역시 2주간 모은 성금과 구성원들의 응원 메시지 모음집을 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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