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6개월 반의 몸으로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에 참가한 얄라굴 라마자노바.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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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페즈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올림픽에 출전했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파리에 온 그는 "나와 내 아기는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과정을 겪었다. 삶과 운동의 균형을 맞추느라 많은 어려움과 맞서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올림픽은 그 모든 걸 이겨내고 출전할 가치가 있는 대회다. 16강에 올라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유럽 스포츠 전문매체 유로스포츠 공식 계정은 이 게시물에 "(당신이) 진정한 챔피언"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아이를 뱃속에 품고 올림픽 여정에 오른 '예비 엄마'는 또 있다. 얄라굴 라마자노바(34·아제르바이잔)는 지난달 30일 임신 6개월 반의 몸으로 여자 양궁 개인전에 출전했다. 32강에서 중국의 안치쉬안을 상대했고, 연장 슛오프에서 10점을 쏴 승리했다. 라마자노바는 슛오프 순간을 떠올리며 "뱃속 아기가 발로 차면서 '지금 쏴'라고 신호를 준 것 같았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라마자노바는 16강에서 미셸 크로펜(독일)에 패해 짧은 도전을 마친 뒤 "나는 혼자 싸우지 않았다. 내 아기와 함께 싸웠다"는 소감을 남겼다. 미국 양궁 국가대표 캐시 커폴드는 그에게 "나중에 아이에게 '엄마가 올림픽에 나갔을 때 너도 함께였단다'라고 말해줄 수 있다니, 정말 멋진 일"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파리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 참가한 나다 하페즈.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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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상태로 올림픽 메달을 따는 건 무척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네덜란드의 '승마 전설' 얀키 반 그룬스벤은 임신 5개월 째에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독일 양궁 선수 코넬리아 프폴은 첫째를 임신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고, 4년 뒤 아테네 올림픽에도 둘째를 임신한 채로 참가했다.
미국올림픽위원회 여성건강위원회의 캐서린 애커먼 위원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여성이 임신 중에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고정 관념은 사라지고 있다"며 "스키 같은 종목은 위험할 수 있지만, 펜싱·양궁·사격 등에서는 임신 중인 여성도 충분히 경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신체 움직임이 많은 종목에서도 예외는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비치발리볼 금메달리스트인 케리 월시 제닝스(미국)는 셋째 임신 사실을 모르고 출전했다가 뒤늦게 임신 5주 차였다는 걸 알고 감격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무사히 셋째를 출산했다.
올림픽은 아니었지만,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도 임신 2개월의 몸으로 2017년 호주오픈에 참가해 단식 우승까지 차지했다. 뱃속 아이와 함께 뛴 그해 호주오픈은 세리나의 메이저 대회 마지막 우승으로 남았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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