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 파리 올림픽서 남자 선수로는 첫 '양궁 3관왕' 새역사
한국 양궁 무한경쟁이 동기부여…"부담감 있지만…응원으로 생각"
'평행이론' 김제덕에 "넌 나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거야" 격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파리올림픽 3관왕' 김우진 |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양궁 3관왕'에 오른 김우진(청주시청)이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목표를 조금은 달성한 것 같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김우진은 지난 4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을 슛오프 접전 끝에 꺾고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김우진은 "'머리는 가볍게, 가슴은 뜨겁게'라고 했는데, 50% 정도밖에 지키지 못한 것 같다"면서도 "마지막 열쇠, 마지막 퍼즐이었던 올림픽 금메달을 이룬 순간, 너무 짜릿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축구엔 박지성, 손흥민이 있고, 피겨엔 김연아가 있는 것처럼 나도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조금은 이룬 것 같다"는 김우진은 "매번 금메달을 1개만 걸다가 처음으로 3개를 걸어봤다. 참 무겁다. 이 무게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파리올림픽 3관왕' 김우진 |
김우진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단체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2024 파리 올림픽까지 지난 14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냈다.
김우진은 한국 양궁 시스템의 '무한 경쟁'을 동기부여로 삼는다.
"당장 64등에게 질 수도 있다. 올림픽 3관왕을 했어도 '국가대표 프리패스'는 없다. 내달 있을 2025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또 떨어질 수도 있다"는 김우진은 "오늘의 영광이 내일의 영광일 수 없다. 안도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 게 꾸준함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진은 "'효자 종목'에 쏟아지는 관심이 양날의 검 같다. 벨 수도 있고, 베일 수도 있다. '세계 최강'이라는 명성에 먹칠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든다"며 부담감을 인정했지만, 이내 "활을 잡고 있는 한 압박감은 벗어날 수 없지만, 우리를 믿고 격려해주신다고 생각하고 원동력으로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메달 김우진 축하해주는 동메달 이우석 |
박경모 SBS 해설위원으로부터는 슬럼프에서 대처하는 방식을, 임동현 남자대표팀 코치로부터는 경기 운영 방식을, 오진혁(현대제철)으로부터는 리더의 자세를 배웠다는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맏형의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 모르겠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김우진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자기에게 져 병역 혜택을 놓치고, 이번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진 뒤 동메달을 획득한 이우석(코오롱)과의 맞대결에 대해 "우스갯소리로 '악연'이라고 하시는데, 우린 필연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제덕, 몇점일까 |
김제덕(예천군청)과의 '평행이론'도 언급했다.
김우진은 첫 올림픽이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인전 32강, 두 번째였던 2020 도쿄에서 개인전 8강에 그쳐 다소 아쉬워했으나 세 번째 무대에서 기어코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김제덕도 첫 올림픽이었던 2020 도쿄에서 개인전 32강, 두 번째 대회였던 2024 파리에서 개인전 8강을 기록했는데, 김우진은 "넌 나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거야"라고 김제덕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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