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AI 폰 대전
구글이 이번 주 새 인공지능(AI) 기능을 심은 최신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AI 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13일(현지시간) 신제품 공개 행사인 ‘메이드 바이 구글 2024’를 열고 차세대 스마트폰인 픽셀9 시리즈를 공개한다. 구글은 통상 10월에 새 제품을 선보였는데 올해는 두 달 당겨, 9월에 나올 애플 신작보다 먼저 출시하는 것이다.
전작인 픽셀8 시리즈에도 AI 기능이 일부 담기긴 했지만, 픽셀9에는 구글 제미나이 등 AI 기능을 업데이트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구글에 이어 애플도 9월 중 아이폰16과 iOS18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폰 위탁 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은 신작 출시에 대비해 지난 7월에 이어 이달에도 최근 2주간 5만명 이상의 근로자를 채용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전했다.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 출하량 목표를 전년 동기보다 10% 올린 최소 9000만대로 잡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애플은 이번에 한국을 1차 출시 국가에 처음으로 포함해, 올해 초부터 AI폰을 내놓은 삼성전자의 안방인 한국 시장에서 전면전을 예고했다.
애플의 신작 출시가 임박하면서 아이폰에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모듈,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공급하는 삼성·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관련 부품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이폰 신작의 흥행 여부가 이들 업체의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작의 핵심으로 기대를 모은 애플 인텔리전스는 정작 10월 출시될 iOS18.1부터 탑재되고 내년 상반기까지 여러 차례 업데이트를 통해 단계별로 적용될 예정이라 출시 직후엔 기기 교체 수요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미 포브스는 “애플이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최신 재무 예측에 따르면 매출이 많이 증가할 것이란 계획이나 기대는 없다”라며 “새 핸드폰이 출시되지만 갑작스러운 업그레이드를 기대하지는 말라”라고 했다.
갤럭시S24 시리즈로 AI 폰 시장을 연 삼성전자는 입지를 굳히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35, A55 등 보급형에도 AI 기능을 확대 적용하며 AI 주도권을 넓혀 가겠다는 목표다.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 15 프로와 아이폰 15 프로맥스부터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의 AI 기능이 향후 오픈AI의 챗GPT 고급 버전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코파일럿처럼 유료로 제공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CNBC는 최근 보도에서 애플이 프리미엄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쓰기 위해 최대 20달러(약 2만7000원)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AI 투자 비용이 막대한 만큼 구독 서비스로 빠르게 전환하려 할 것이란 해석이다. 애플은 이미 음악 등 6개 서비스를 묶어 매달 19.95달러의 구독료를 받는 애플 올인원 구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속도가 느려지면 (기업들이) 서비스 수수료와 구독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라며 “장기적으로는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고 AI에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도 “내년 말까지는 모든 AI 기능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며 무료 서비스의 시한을 언급해, 유료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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