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 대선 핵심 공약 된 '관세'…누가 당선돼도 오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민주당도 주목

경제 부정적 영향 미쳐도 정치적 '승리 공식'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관세 정책이 핵심 공약으로 떠올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6년 대선 당시 미 정치권은 관세에 주목하지 않았다. 공화당과 민주당 주류 정치인들은 수입품에 세금을 부과하면 경제적 비효율성이 발생하며, 자유 무역이 경제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모두 미국 제조업체를 중국과 다른 글로벌 경쟁 업체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필수 도구로 여기고 있다.

NYT는 "대부분의 정치인이 관세를 인상하기보다 낮추기 위해 싸워왔던 지난 수십년간 행보에서 급격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관세 옹호 단체 '번영하는 미국 연합'(CPA)의 닉 야코벨라 수석부사장은 "경제 정책과 무역 현안에 있어서 양당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누가 이기든 관세와 산업 정책에 집중하는 행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보다 규모가 크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며, 중국산 수입품에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주의'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직 구체적인 관세 공약을 밝히지 않았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 공약이 더 강력하고 광범위할 것으로 여겨진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에 대해 "전국 판매세, 트럼프 세금이라 부르라"며 이로 인해 중산층 가정에 연 4000달러 비용이 발생한다고 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중국 관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등 일부 중국산 전략적 산업에 대해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이누 마낙 미 외교협회 무역정책 선임 연구원은 이에 대해 "양당 정치인들이 부정적인 영향 없이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할 때,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경제학자는 이 같은 수준의 관세를 도입할 경우 기업들이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본다. 또 다른 나라가 관세로 보복에 나서면 무역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지난 4월 10% 보편 관세에 대해 "무역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뒤흔드는 무질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리 러블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제조업 공동화, 지역 소외, 소득 불평등을 치유할 치료제로 자리 잡는 듯하다"며 "불행히도 관세는 이런 문제를 하나도 해결할 수 없으며 관세 인상은 문제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세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승리 공식'이 될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데이비드 도른 취리히대 교수 등이 올해 초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정책은 관세로 보호받는 산업 고용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성공적이어서, 해당 정책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지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른 교수는 "공화당에 대한 지지의 일부는 사람들이 중국에 대한 대응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