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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위와 파업

"도둑 누명 쓴 와중에 父 돌아가셔"…피해자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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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형마트에서 누명 쓴 와중에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 보배드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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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국내 한 대형 마트에서 절도범으로 몰린 여성이 경찰 수사를 통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해 그의 남편이 해당 마트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대형마트에서 누명 쓴 와중에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의 설명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사건은 지난 7월 초 A씨의 집에 형사들이 찾아와 경찰 출석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경찰은 A씨와 그의 아내 B씨를 찾아와 "대형마트에서 절도 신고가 들어왔다. 아내분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경찰에 출두해 조사받으셔야 한다"고 알렸다.

신고 내용은 아내 B씨가 지난 5월 대형마트에서 만두와 치즈 케이크 등 약 7만원어치의 물품을 훔쳤다는 것이었다.

B씨는 상품이 없어졌다는 그날 자신이 마트에 간 것은 맞지만 절도 사실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경찰에 출두해야 한다는 형사의 말에 경찰서 심문실에서 2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A씨는 평소 법 없이도 살 아내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대형마트가 아무런 증거도 없이 애먼 사람을 잡았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아 아내와 함께 직접 절도 피해를 신고한 대형마트를 찾았다.

해당 마트 보안팀장은 그들에게 "CCTV에 B씨가 개인 가방에 물품을 담아 마트를 빠져나간 모습이 다 찍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 부부가 CCTV를 보고 와서 다시 얘기하자고 요청하자 30여분 뒤 CCTV 재확인 후 돌아온 보안팀장은 "CCTV에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다"고 말을 바꿨다.

이는 A씨의 아내 B씨가 상품을 훔치는 장면이 찍혀있지 않다는 뜻인데, 그러면서도 마트 측은 "우리는 그 정도면 충분히 신고할 만하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A씨는 아내에게 "만두는 쇼핑카트에 담았다 매대에 돌려놨고, 치즈케이크는 카트에 담은 적도 없다"는 말을 들었기에 마트 측에 CCTV를 직접 보여달라고 요구했으나 당시 마트 측은 "당장 보여줄 수 없다"며 거절했고, 결국 그들은 그냥 귀가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게시글에서 경찰 또한 A씨 부부가 거주하는 빌라에 7차례나 찾아오고 30여대 세대를 방문해 B씨의 사진을 공개하며 탐문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진행해 B씨가 동네에 절도범으로 소문이 났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B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응급실에 실려갔고, 이후에도 갑자기 졸도를 하는 등의 증상을 보여 대학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이후 A씨 부부는 경찰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대형마트 측이 제출한 CCTV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에는 B씨가 치즈케이크를 담는 장면 등 절도 정황이 의심되는 장면은 담겨있지 않았다.

곧 B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아 누명을 벗었으나 A씨는 아내가 절도범으로 몰린 이유라도 알고자 아내를 대신해 대형마트를 재차 방문했다.

해당 마트 측은 절도 의심 정황에 대해선 "직원들이 케이크를 직접 고객에게 판매해 카트에 넣었다고 했다"며 "만두도 시식하고, 카트에 넣는 장면이 있었는데 상품이 없어 절도를 의심했다"고 설명했다.

마트 측은 이어 "(A씨 부부의) 연락처가 없어서 오시길 기다렸다"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 의도치 않게 경찰에 신고했다.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아내분이 절도범으로 낙인 찍혀 스트레스 받으신 건 안타깝지만 이렇게 될 걸 의도하진 않았다. 경찰하고 얘기하라"고 선을 그었다.

사건 취재가 시작되자 마트 측은 A씨 부부에게 연락해 도의적으로 30만원의 합의금을 제안해 왔다. 그러나 A씨 부부는 이를 거절했다.

A씨는 "우린 이전까지 그 어떤 배상 요구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진정한 사과가 먼저인 것 아닌가'라고 (합의금을) 거부했더니 (마트 측에서) 돈 말고 뭐로 얘기할 수 있느냐는 어이없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후 사건이 커지자 마트 본사는 입장문을 내놨다. A씨가 첨부한 입장문에서 마트 측은 "의도치 않게 고객님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당사는 매년 분실, 도난 등 원인불명으로 인한 연간 손실액이 약 190억원에 이르러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오프라인 마트의 어려움에 대해 양지하시고 이해 부탁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고객께서 동일한 피해를 겪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며 "이번 조사로 불편을 겪으신 고객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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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 보배드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A씨는 사건 이후 해당 마트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그는 보배드림 게시글에서 "법적 조치도 변호사와 상의하고 있으나 억울해서 그냥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 A씨의 아내 B씨의 도둑 누명 사건 이후 평소 담관암을 앓고 있던 B씨의 아버지도 암 판정을 받은 지 8개월 만에 숨졌다고 한다.

그는 "자주 찾아오던 둘째딸이 한 달이 넘도록 연락이 없자 장인어른께서 어떻게 아셨는지 '네가 나보다 더 빨리 죽으면 안된다'란 말씀을 남기시고는 2주도 안돼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1인 시위를 이어갈 힘을 얻었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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