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공화당 후보. [사진출처=연합뉴스] |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약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반도체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에서 맞붙었다. 100분간 열린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불법 이민자 정책과 낙태 허용 문제 등 국내 현안을 포함해 가자지구 전쟁, 에너지 정책, 외교 등 글로벌 문제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특히 이들 후보는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문제로 강하게 대립했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초래했다”며 “집권 당시 중국에 미국산 반도체를 계속해서 판매함으로써 우리를 팔아넘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맹국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미국에 기반한 기술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는 “중국이 구매한 반도체는 대만산”이라며 “미국은 그들(중국)이 가진 철학과 정책 때문에 (대중 수출용) 반도체를 거의 만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번 TV 토론이 오는 11월 5일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아직까지 추가로 합의된 TV 토론이 없는 만큼 이번 토론이 두 후보가 맞붙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TV 토론 직후 CNN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 63%가 해리스가 잘했다고 답변한 반면 트럼프가 잘했다는 응답은 37%였다. 이번 조사는 전체 유권자가 아니라 TV토론을 시청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게 CNN 측 설명이다.
국내 반도체업계 역시 미국 대선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후보가 상반된 기업 정책관을 가지고 있는 만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정책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만약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Chips Act) 등 기존 조 바이든 정부의 산업 정책을 그대로 계승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은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5년간 생산 보조금(390억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달러) 등 총 527억달러(75조5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주된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64억달러(약 8조8500억원), SK하이닉스는 4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 보조금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반면 트럼프 공화당 후보 당선시 바이든 표 칩스법이 유지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칩스법을 폐지 혹은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보이고 있는 만큼 바이든이 약속한 지원금이 실제 국내 기업에게 지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집권시 반도체지원법 인센티브 관련 동일 지원 수준 대비 추가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또 중국 ICT 제조업 대상 고율 관세 부과로 국내 반도체 판로에 단기적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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