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탈리아 이어 中 지지···中, EU 관세 투표 전 '우군' 확보 총력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문제로 유럽연합(EU)와 중국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스페인·이탈리아에 이어 독일이 관세 부과를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아 주목된다.
18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전날 베를린을 방문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에게 "독일은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중국 자동차·부품 기업의 유럽 투자를 환영한다"며 "중국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중국 업계가 내놓은 패키지 해결 방안은 앞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한걸음으로, EU와 중국의 다음 협상에 좋은 기초를 다졌다"며 "독일은 EU 집행위가 중국과 적절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무역 충돌을 피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그동안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왔다. 왕 부장은 16일 이탈리아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독일을 향해서도 EU의 처사에 '유감'을 표명했으나 발언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그는 "중국은 시종일관 최대한의 성의를 갖고 중국·EU 최고 지도자가 달성한 중요한 공동 인식에 따라 대화·협상을 통해 전기차 반(反)보조금 사안을 적절히 해결하고 무역 마찰의 고조를 방지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면서 "하지만 EU는 중국의 노력을 무시하고 고집스레 고액의 반보조금 세율을 결정했으며 신속하고 경솔하게 중국 업계가 제시한 패키지 해결 방안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깊은 실망을 느꼈지만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협상을 최후의 순간까지 이어갈 것"이라며 "독일은 EU 핵심 회원국으로서 앞장서서 적극적 역할을 발휘해 EU 집행위가 정치적 의지를 보이고 적절히 이 사안을 해결하도록 추동해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EU는 지난달 19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향후 5년 동안 현행 10%에서 27.0∼46.3%로 높이는 확정 상계관세 초안을 발표했다.
일각에선 EU 회원국들이 이달 25일(현지시간) 상계관세 확정 시행 여부를 투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표가 가결되려면 EU 전체 인구 65% 이상을 대표하는 15개 이상 회원국이 찬성해야 한다. EU에서 자동차 산업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스페인이 지난 9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방중 이후 사실상 중국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 7월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전기차·인공지능(AI) 협력과 수출 확대 등을 약속받은 이탈리아는 16일 왕 부장과의 접촉에서 EU 집행위에 "이 사안 때문에 중국-EU 경제·무역 협력이 방해받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